▲<바닷물고기 도감> 목록. 이름만으로 물고기를 찾는 게 아니다. 이름과 함께 이 물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보리출판사
물고기 중에는 웃기게 생긴 물고기가 많다. 가시복도 그중 하나다. 가시복은 고슴도치처럼 몸에 가시가 돋아있다. 그래서 이름이 가시복이다. 가시복은 몸에 독이 없어서 대신 가시를 몸에 붙이고 산다. 그랬다가 겁을 먹으면 몸을 풍선처럼 부풀리면서 가시를 세운다. 그러면 큰 물고기들도 가시복을 어쩌지 못한다. 가시복의 가시를 세운 모습이 정말 웃기다. 사람들도 가시복이 그물에 잡혀도 먹지 않고 버린단다. 맛이 없어서 그런가 먹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 걸까?
감성돔은 짝짓기를 한 뒤 10만에서 20만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단다. 알을 무척 많이 낳는다. 그런데 그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죄다 수컷이다. 그리고 5년쯤 지나면 죄다 암컷으로 바뀐다. 암컷으로 바뀐 감성돔의 크기는 60~70cm 정도 된다. 알을 낳은 뒤의 감성돔은 맛이 없다. 그래서 '6월 감생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단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이빨이 개처럼 났다'며 '견아려'라고 불리는 물고기가 있다. 무엇일까. 바로 바닷장어인 갯장어다. 이 물고기는 성질이 아주 사납단다. 사람 손을 깨물면 손가락에 구멍이 날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128종의 우리 바닷물고기 중 내가 직접 먹어 본 물고기는 얼마나 될까. 궁금한 마음에 하나하나 손으로 꼽아봤다. 겨우 10여 종일 뿐이다. 대구탕 속에서 본 대구와 책 속의 대구는 모습이 많이 달랐다. 하얀 속살이 맛있던 아귀찜의 아귀 역시 엄청 못생겼다. 김치 담글 때 까나리 액젓에 들어가는 까나리는 크기가 5cm에서 15cm. 까나리는 모래에 들어가 여름잠을 잔다. 여름 내내 밥도 안 먹고 잠만 잔단다.
우리 집 간장에는 가다랑어를 넣어 맛을 냈다는데 가다랑어를 보니 가다랑어 생선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깃대돔이나 두동가리돔·세동가리돔·나비고기는 색과 모양이 화려하다. 이렇게 화려한 물고기들이 우리 바다에도 산다니…. 이런 화려한 물고기들은 따뜻한 바다에만 살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직접 보면 얼마나 멋질까. 궁금한 게 참 많아졌다.
아이들이 커서도 이 물고기들 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