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윤성효
박 목사는 "어머니가 작년 10월 18일 뇌졸중으로 의료원에 입원해서, 오늘로 꼭 5개월째 누워 계신다"며 "의료원으로 옮기기 전에 대학병원에 한 달 남짓 있었는데, 병원비가 대충 400만 원, 간병비 300만 원, 소모품비, 주차비, 서울·부산에서 면회 오고 밥 사먹고 하니까 한 달에 1000만 원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원으로 옮겨 다행히 '보호자없는병실' 빈자리가 있어 하루 간병비 2만 원 진료비 120만 원, 한 달에 200만 원만 하면 되는 거였다. 1/4밖에 안 드니까 공짜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특단의 조치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사실 6개월 넘어 가면 형제자매 끼리 등 돌리고 남남되는 경우가 많이 보지 않느냐. 엄청난 사회적 문제다. 그래서 공공의료가 꼭 필요하다. 사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다는 건 비참한 일 아니냐. 자식으로서 평생 죄책감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를 맹비난했다. 박 목사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도지사가, 임기 1년 몇 개월 남은 도지사가 103년 된 병원을 하루 아침에 없애라 어째라.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진주에 '제2 도청사'를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거 없어도 우리는 아무 문제 없다. 1년에 아니 10년에 도청 몇 번 가느냐. 평생에 도청 한 번도 안 가보고 죽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지금은 갈 데가 없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도청으로 와야 할 판이다. 어디든 가야 할 것 같아 알아보았는데, 지금의 의료원 수준으로 갈만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뇌출혈 등으로 입원해 있다고 한 박미애씨는 "보름 전 도청에서 전화가 와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라고 하더라. 우리는 한 달이나 단기로 가 있을 수 없다. 장기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없고, 민간병원은 접수조차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13년째 의료원 환자인 이갑상(79)씨는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데, 병원비는 노인연금수당 등으로 연명하고 있다. 다른 민간 병원에 가면 치료조차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건물 복도 문 닫아환자·가족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준표 경남지사를 면담하려고 했지만 막혔다. 도지사실은 건물 2층에 있는데, 경남도청은 중간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들이 지키도록 했다. 환자․가족들은 복도 바닥에 앉아 있다.
석영철·여영국·강성훈·이종엽·조형래 경남도의원도 이들과 함께했다. 석영철 의원은 "어떻게 하든 진주의료원 폐업과 휴업은 막아야 한다. 환자와 가족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