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지역 주민들의 운명처럼 뿌리째 뽑혀 나가야 하는 강변의 왕버드나무 사진들.
지율스님
내성천은 4대강 사업으로 망가져 가고 있는 낙동강의 제 1지류다. 조선시대 적 이름 사천 (모래 사沙. 내川)의 이름대로 모래가 풍성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하천. 최근 생겨난 영주댐 환경 평가서에 의하면 내성천 유역에 쌓이는 모래의 양은 가까운 충주댐의 배가 넘는다. 이렇게 내성천은 모래가 많은, 정확히 말하면 모래톱이 넓게 펼쳐진 강이다.
모래톱은 바다로 치면 갯벌과 흡사하며 수심이 얕고 유속도 느리다. 내성천 상류에서부터 시작되는 모래톱은 지하 10~20m까지 쌓여있다. 이 모래는 지하 6m까지 수분을 함유해 건기에는 수분 손실을 막고 우기에는 유량을 자동 조절해 주는 자연 조절 장치역할을 한다.
4대강 공사의 일환으로 짓기 시작한 영주댐은 이런 내성천의 모래 줄기 위에 세워지고 있으며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댐이 완공되면 내성천 중상류는 수몰돼 사라진다. 하류는 다른 댐이 들어선 하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듯이 유량이 줄어들어 결국 육지화 된다.
4대강에 거대한 '보'들을 건설해서 녹조로 강을 뒤덮더니, 그것으로 모자라 영양댐, 영주댐, 지리산댐 같은 대규모 댐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어지는 사업을 위한 사업들. 땅도 강도 파헤쳐 지고, 뭉개지고, 자연은 인간의 삶에서 유리된다. 이익을 보는 것은 건설업체들과 토건사업을 벌여야만 자기 조직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건설관료들과 수자원공사뿐이다.
'4년'이라는 너무도 짧은 시간에 우리는 강의 원형을 잃었고, 강으로 항한 실핏줄 같은 지천들은 준설공사로 깊어진 본류의 강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 시름을 알 리 없다는 듯, 강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우리를 향해 모래강 내성천은 가뿐 숨결로 우리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것인가?당신과 나, 뭇 생명을 위하여 우리가 강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