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로타리3720지구'는 2월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윤성효
그런데 문인들이 이은상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마산문인협회, 경남시조시인협회 등 단체들은 '가고파를 사랑하는 문인단체 회원 일동' 명의로 지난 3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산 선생은 국가의 검증을 받은 애국지사이며 위대한 민족시인"이라며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가고파 시비는 마산 문화의 자긍심의 상징으로, '가고파'를 사랑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인들은 현재 '마산문학관'을 '노산문학관'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옛 마산시가 1999~2005년 사이 '노산문학관'을 세우려고 하다가 이은상의 친독재 경력이 불거져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마산시의회는 '노산문학관'이 아닌 '마산문학관'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인들은 이번 마산역 광장 가고파 시비 건립을 계기로 다시 '노산문학관'을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속에 지역에서는 시인인 변승기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이 지난 2월 마산문협 모임에 참석해 문인들한테 "노산 이은상 이름 찾기에 총대를 메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정성기)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3·15의거기념사업회는 이제라도 정정당당하게 노산 이은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현 회장은 지난 2월 모인 마산문협 공식회의석상에서 문인들에게 노산 이은상 이름 찾기를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진실되게 밝혀라"고 촉구했다.
마산역광장에서 이은상 시비 논란이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3·15의거기념사업회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성명을 발표한 뒤에도 변승기 회장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 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소재 3․15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승기 회장의 이은상 관련 발언 망언인가, 헛소문인가? 즉각 공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논쟁은 철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마산시의회에서 마산문학관으로 결정이 났다. 당시 3·15기념사업회(회장 강주성)는 이은상문학관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이은상이 3·15의거와 마산시민을 모독한 친독재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변승기 회장은 3·15기념사업회 핵심 간부였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지금 변승기 회장은 마산문학관을 다시 노산문학관으로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문인들을 선동했다는 말"이라며 "사실이라면 이건 망언이다. 어떤 이유로든 3·15기념사업회 회장이 할 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문학관 명칭 문제는 마산시민들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 시의회에서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이걸 다시 뒤집자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