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양이, 붉은털원숭이, 인간의 두개골이다.
권용현
네덜란드의 해부학자 P. 캄퍼(Petrus Camper)는 인종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 안면각(Facial Angle)을 재는 방법을 고안했다. 안면각은 눈썹 사이와 코끝에서 가장 낮은 부위를 잇는 선과 코끝 가장 낮은 부위에서 귓구멍을 이은 선이 이루는 각도다.
안면각은 진화와 더불어 커지게 된다. 뇌가 커지면 이마가 앞으로 돌출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턱뼈의 비중이 작아지면서 귀가 위로 올라가게 된다. 태아의 발생 과정에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 태아 발생 초기에 턱 밑의 아가미가 점차 위로 올라붙으면서 이마가 돌출되고 점차적으로 안면각이 커지게 된다.
오똑한 코 강조하는 예술작품, 이유는?높은 코도 사람만의 특징이다. 코 자체가 융기돼 튀어나온 종은 사람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상악 위에 콧구멍만 나와 있다. 코끼리는 코의 연조직이 앞으로 길게 나와 있지만, 사람처럼 오똑하게 높지는 않다.
이와 함께 턱끝이 돌출한 것도 사람만의 특징이다. 사람의 턱뼈는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다른 동물처럼 치아와 턱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는다. 요리를 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먹게 되면서 턱뼈와 치아가 상대적으로 퇴화한 것으로 여겨진다. 전체적으로 치아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턱끝이 나온 게 사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다른 동물과 비교했을 때 합죽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특징들은 사람과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요소다. 그래서 이런 특징을 강조하는 게 미의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예술작품을 보면 이런 특징을 강조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만이 가지는 특징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 차별화된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조가 지나쳐서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초정상 자극'(정상 이상의 과장된 형태에 자극을 받는 현상)에 이르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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