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자, 안사모와 광주진심포럼 등 지지자들이 환영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안 전 교수를 맞이하고 있다.
남소연
안 전 교수는 41일째 표류 중인 정부조직법 협상 등을 언급하며 현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내놨다. 앞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편 가르는 '높은 정치'"라고 우회적으로 현 정치권을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 전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어느 한쪽은 양보를 해야 하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만 거듭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미국 체류 당시 영화 <링컨>을 본 것을 설명하며 '설득의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 <링컨>에서 (노예제도 폐지에) 반대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고 개헌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지를 갖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설득해서 그것들을 이뤄냈다"며 "그런 것들을 우리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인사, 정부조직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국민을 위해서 진심으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때 주장하셨던 것처럼 통합의 정치, 소통의 정치를 잘 이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원안 통과'를 요구하는 박 대통령을 비판한 셈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새 정치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새 정치는)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당이 다르더라도 국가 중대사에 대해서는 서로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단순히 이념으로 다투는 게 아니고 민생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예로 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 가리지 않고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답보 상태인 정치쇄신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던 여러 정치쇄신안이 있는데 진행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국민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현 정치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자신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해서 잘 다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많이 지켜봐주시고 성원해주시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따끔하게 질책을 부탁한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하늘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노원구 상계동에 마련한 전세 아파트로 향했다. 안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 말미, "(미국 체류 중) 집을 알아보고 오늘 이사했다"며 "오늘 당장 노원에 있는 새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교수는 12일 오전 동작 국립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궐선거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