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가 2011년 3월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ISIS
이 때문에 후쿠시마 사고를 '근대과학문명의 한계를 보여줬다', '동북아지역의 안전과 위험은 함께 간다'는 식으로만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을 찾기 어렵다는 게 권 교수의 생각이다. 후쿠시마 사고 후 나타난 우경화 현상은 일본사회가 그동안 핵과 평화를 두고 보여온 이중적 태도와 연결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먼저 1945년 이후 일본사회가 강조해온 평화의 역설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전후 질서를 지탱해온 평화주의는 일종의 과잉 규정이었다"며 "현실은 못 따라가는데 용어가 앞서나가 실상을 은폐하는 마취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마취효과는 첫 번째 아토믹 선샤인 '미국의 핵우산' 속에서 나타났던 일이다.
'아토믹 선샤인(Atomic sunshine)'은 1946년 일본이 미국의 점령 상태에 있던 시절, 민정국장이던 코트니 휘트니 준장이 일본 정부 관리들에게 "우리는 원자력이 내뿜는 햇볕 속에서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다"고 한 것을 뜻한다. 휘트니 준장은 일본에 ▲ 절대주의 천황제가 아닌 상징 천황제를 두고 ▲ 모든 군사력의 보유와 행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맥아더 3원칙'을
넘기며 이 말을 남겼다.
그후 일본은 '맥아더 3원칙'을 참고해 헌법을 개정한다. 무장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가 만들어졌고, '일본은 핵무기를 갖거나 수입하거나 개발하지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이 등장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그럼에도 자위대와 일본 주둔 미군이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또 "일본은 간접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 있는 만큼,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일본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가 없다"며 '비핵 3원칙'에 감춰진 현실을 지적했다.
"원전 폐기 좌우통일전선? 원전 없앤다면 정치 극우화해도 괜찮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