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 산불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잔불을 끄다가 사진을 찍었다.
박미경
9일 저녁, 상가에 갔다가 귀가한 남편을 통해서야 울산 울주군 언양에 큰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밖을 내다보니 언양 화장산이 벌겋게 불타고 있었다. 불은 바람이 불 때마다 무서울 정도로 하늘 높이 솟구쳤다. 산불은 밤 9시30분경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일대에서 발생해 바람의 방향으로 확대된 것이다.
산불 전문 진화대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남편은 출동 연락을 받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따라 밤 10시30분경 마스크와 장갑을 챙겨 산으로 향했다. 산 밑에는 이미 많은 주민들이 놀란 모습으로 나와 있었고, 산 주변 아파트와 주택은 이미 읍사무소로 대피명령이 내려져있었다.
집에 있다가 급히 나온 한 주민은 "저 불을 우야노! 억울해서 못 살겠다"며 낫을 들고 나타났다. 낫은 왜 들고 나왔냐고 물으니 나무를 잘라서 불을 꺼야 한다며 산으로 향했다. 산불감시원들도 물통을 짊어지고 산으로 급히 향하기에 남편과 함께 따라갔는데 길이 어두워 조심스러웠다.
산꼭대기에서 바람 따라 밑으로 향한 불은 이미 중턱까지 내려와 있었다. 큰 불은 바람 따라 언양 송대리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나뭇가지를 주워 잔불을 끄다가 장비 없이는 불길을 잡기가 어려워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