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톡 전시회 전시회장 건물 1층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유경
2층 전시회장으로 오르는 계단에 적힌 구절부터가 범상치 않다.
백발 / 젊은 날 허옇게 지새우니 / 한발 / 쉼 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등떠밀려 / 한발 / 이제야 허리 피고 돌아보니 / 한발 / 한 발 다가가 들여다 본 거울 속 / 빛 바랜 백발 / "멀리도 왔네...그려..." 한 칸 한 칸을 오르며 읽으니 세월의 무게가 저절로 느껴진다. 전시회장에는 그림, 사진, 영상, 옷, 가구, 시계, 달력, 잡지, 조각보, 설치 미술 등 젊은 예술가 49명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돌아가신 할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초록색 블라우스가 할머니 사진과 함께 걸려있고, 그 아래에는 블라우스 무늬를 그대로 살려 만든 천을 씌운 작은 소파가 놓여있다.
또 한 켠에는 노년을 나타내는 회색 털실과 젊음을 상징하는 빨간 색 털실을 이용해 만든 커다란 뜨개옷이 걸려 있는데, 두 가지 색실은 같은 실타래에서 시작되었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뜨개옷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 모두의 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