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구 일대의 모습.
정민규
하지만 골목까지 밀고 들어오는 프렌차이즈 빵집을 상대하느라 이씨에게 정치는 멀어진 이야기가 됐다. 다만 그는 "영도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돼야하고 서민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그의 부인이 "그래도 좀 어렵게 컸던 사람이 서민들 생각을 하지 않겠나"라며 남편의 말을 거들었다.
"당 색깔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이씨의 말은 일정 부분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지난해 대선, 부산 영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져간 표는 58.32%로 문재인 후보(40.84%)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문 후보는 영도에서 부산 지역 평균득표율 39.87%를 상회하는 표를 얻었다. 이는 부산 16개 선거구 중 4번째로 높은 문 후보의 득표율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이재균 전 의원(43.80%)과 민병렬 통합진보당 후보(37.64%), 이영 무소속 후보(15.79%) 등이 지지율을 나누어 가졌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야권연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 상인들은 김무성 전 본부장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것은 안 전 대선후보가 마음을 바꿔 영도에 출마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잡화가게를 하고 있는 허주형(65)씨는 지인들과 다가온 선거 이야기를 종종 나눌 때마다 김 전 본부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런 그는 안 전 교수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영도는 아무래도 섬이라 그런지 다른 지역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편이거든예. 부산에서 정치활동 해 온 김무성씨도 다른 동네 사람이라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판에 부산서 고등학교만 나온 안철수씨가... 글쎄요?"남항시장에서 가까운 봉래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이아무개(50)씨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손님에게 내놓을 감귤을 하나하나 닦고 있던 이씨는 대선 전에는 안 전 교수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생각이 달랐다.
"정말로 대선 때는 안철수 찍으려고 했는데, 하는 것 보니까 똑같드라고예. 그 양반 나오면 뭔가 달라질 거 같아가꼬 기대 억쑤로 했는데... 근데 뭐 잘 모르겠네요. 영도는 지금 큰 기업이 없다아입니까. 유일하게 있는 게 한진중공업인데, 한진중공업 저것도 저러고 있제."이씨 말처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금 위기에 놓여있다. 이 회사 노동자 최강서씨의 자살로 불붙은 극심한 노사갈등이 표면적으로는 치유되었지만, 완치되었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대부분 노동자가 휴직상태에 놓여있는 한진중공업 공장 안팎은 이날도 조용했다.
젊은 유권자 "안철수, 깨지더라도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