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감' 춘천시장 vs 시의회장 권투시합 무산

김영일 춘천시의회 의장, 4일 "권투시합 중단 결정" 발표

등록 2013.03.05 16:13수정 2013.03.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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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해외토픽감'이라며 세간의 화제를 모은, 춘천시 시장과 춘천시의회 의장 간 권투시합이 시합 개최 닷새를 남기고 무산됐다. 이광준 시장과 김영일 의장은 9일 춘천시 석사동 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2012춘천전국복싱선수권대회에서 -65kg급 오픈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김영일 의장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많은 시민들의 의견과 함께 며칠간 심사숙고하여 시장님과의 권투시합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시합을 중단하기로 한 이유에는 최근 춘천시와 시의회가 춘천시 문화재단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문제를 놓고 충돌을 빚으면서 권투시합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데 있다.

이 이례적인 권투시합은 지난해 8월 이 시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 시장과 김 의장은 시합이 성사된 후, 이 시합은 그동안 춘천시와 춘천시의회 사이에 누적돼온 갈등 관계를 스포츠맨십으로 풀고 상생의 기회를 갖자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 <"한판 붙자" 권투시합 앞둔 시장과 시의회장>)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시합을 두고, 두 사람의 정치인이 시의회장 안에서 발생한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이고, 김 의장은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두 사람은 권투시합에 대비해 틈틈이 훈련을 받아왔다.

김 의장이 권투시합을 포기한 데는 두 사람이 권투시합을 통해 두 집단 간의 화합을 도모하자고 하면서도, 실제 정치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예전과 다름이 없는 갈등과 반목을 반복하고 있는 데 괴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최근 시와 시의회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이 안 좋게 변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와 의회의 상생 위한 것... 최근 '충돌' 상황에선 무리"

김 의장은 4일 성명서에서 "권투시합은 집행부와 의회의 상생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며 그 뜻이 춘천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의) 권투시합이 복싱선수권대회를 홍보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권투라는 운동의 특성상 상생을 방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최근 시정과 관련하여 춘천시 집행부와 의회의 이견이 계속해서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권투시합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4일) 권투시합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고 먼저 외양간을 고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상생의 실천은 나와 남이 다름을 인정하며 남의 권리와 인격을 존중할 때 비로소 실천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고 "(조례 개정 문제를 놓고) 보도자료와 성명서로 갑론을박 하는 현 상황을 우려하는 시민 여러분께 의회 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시민 여론의 인정을 받을 때 (그때 다시) 생활체육 권투시합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춘천시와 춘천시의회는 최근 춘천시 문화재단의 이사진을 증원하고 이사진을 선출하는 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춘천시는 지난 1월 문화재단 이사를 15명에서 20명으로 증원하는 한편, 이사 및 감사를 비상근으로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춘천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는 이 개정 조례안을 심의한 결과, 이사를 18명 증원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그리고 선임직 이사는 이사회 추천으로 시장이 임면하고, 임기는 2년으로 하되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이에 시는 시의회가 이사진 연임 횟수를 1회로 제한한 것은 민법 등 상위법에 위배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춘천시는 시의회를 비판하며 개정 조례안을 다시 심의할 것을 요구하고, 시의회는 춘천시가 오히려 관계 법령을 위반해 지방의회의 권한을 무시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친 것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광준 #춘천시장 #김영일 #춘천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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