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던 기관차들이 구 곡성역에 전시되어 있다.
조종안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2월 28일(목) 아내와 전남 곡성군 오곡면에 있는 '섬진강 기차마을'(구 곡성역)에 다녀왔다. 전북 군산에서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 목포 방면으로 달리다가 고창 IC에서 방향을 바꿔 장성, 담양, 대덕, 옥과를 지나면 곡성으로, 구 곡성역 주차장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45분 정도 소요되었다.
백제 시대에는 욕천(欲川), 욕내(欲乃)라 불리다가 산맥과 하천으로 흐름을 본 따 곡성(曲城)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려 시대에는 시골장을 떠도는 장꾼들이 교통이 불편하여 통행에 불편을 느낀 나머지 곡성(哭聲)이라 불렀고, 그 후 곡성(穀城)이 되었다가 주민여론에 따라 곡성(谷城)으로 개칭,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곡성역 유래 비문에서) 곡성의 지명 변천은 감칠맛 나는 옛날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해학도 묻어났다. 곡성(谷城)이란 지명은 글자 그대로 '골짜기의 성'을 뜻할 터, 그 옛날 시골 장꾼들이 산길을 오가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상갓집 앞마당을 연상시키는 '哭聲'(곡성)이라 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1151m)에서 발원하여 임실, 남원을 지나 곡성읍 북쪽에서 요천과 합류,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212.3km)과 전·남북 경계인 노령산맥 지맥이 지나는 고장, 곡성의 지세(地勢)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도로가 잘 정리돼있고, 곤방산(715m) 능선도 남다르게 빼어난 산세는 아니지만, 아늑하고 그윽했다.
쌍동이처럼 모양이 비슷한 옛날 간이역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