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아름다운 곰나루맑은물과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이경호
"서울에서 살다가 금강의 금빛 모래사장이 그리워서 내려와서 살고 있습니다."
3년 전 지금의 공주보 상류에 있는 곰나루에서 낚시를 하던 한 시민의 이야기다. 그러나 금빛 모래사장이 강의 절반 이상을 덮었던 과거 곰나루의 모습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금빛 모래사장은 준설로 인해 사라졌고, 맑은 물은 공주보 건설과 함께 탁한 물이 돼버렸다. 이 모든 일이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것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맑은 모래사장과 금강의 맑은 물과 함께 살아가던 생명들이 이제는 죽어가고 있다. 얼마 전엔 금강 곰나루 인근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고, 자라가 죽고, 고라니도 죽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수문을 일부 개방하면서 공주보 상류 바닥이 드러났는데, 지난해 발생했던 녹조류 찌꺼기들이 붙어있어 보기 안 좋았다. 깨끗한 모래가 쌓여있던 과거의 곰나루엔 정취 대신 녹조류만이 가득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이 현장조사를 벌인 지난 2월 28일, 공주보 상류 토양에선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맑았던 모래가 저니와 오니로 변하면서 검게 썩은 흙이 된 것이다. 2011년 담수화를 시작한 지 2년만에 비롯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