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리에서 1일 오후 열린 송전탑을 반대하는 할머니들을 위한 콘서트에서 김익중 동국대 교수와 김성대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정훈
"각북면에 19개의 송전탑이 지나가는데 그 중 7개가 삼평1리를 지나갑니다. 지금은 6개가 완공되고 1개 남았는데 우리 할머니들과 주민 20여 분이 1개를 끝까지 막을겁니다. 송전탑 1개 막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다 세워도 1개 못 세우면 전기 보낼 수 없습니다. 우리 싸움에 힘이 되어주세요." (이은주 삼평1리 부녀회장)
시골의 작은 버스정류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마을을 지나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할머니들을 위한 자발적 콘서트가 1일 오후 이곳에서 열렸다.
삼평리 주민들과 함께하는 '삼평리에 평화를' 콘서트에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밀양의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영양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경주환경운동연합과 민주노총 대구본부, 희년공동체, 성주산바태풍대책위, 후마네르 공부방 아이들 등 2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콘서트는 오후 3시부터 대구와룡배움터 박동인 교사와 강금영씨의 노래를 시작으로 땅과 자유의 삼평리 메들리 '평화가 무엇이냐', '우리의 노래는 총보다 강하다'로 이어졌다. 이어 연극배우 이현순의 시낭송과 청소년들의 노래와 율동, 가수 임정득씨의 공연 등이 2시간 넘게 펼쳐졌다. 삼평리 할머니들이 나와 노래를 부를 땐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두곡의 노래를 부르고 4곡의 앵콜곡을 합창했다.
이은주 부녀회장은 "평균 나이 75세 할머니들이 34만5000볼트 송전탑을 막아내기 위해 매일 돌아가면서 밤잠 설쳐가며 천막농성을 하고 계신다"며 "마을 주민이 모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전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인도 세 나라만 핵발전소를 짓고 있다"며 "핵발전소의 가장 큰 적은 에너지 낭비"라며 전기에너지를 줄이고 핵발전소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탈핵'을 외쳤다.
김 교수는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70%가 오염됐다, 300년 동안이나 지속될 것"이라며 핵발전소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후 김성대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와 함께 '뭉개구름'을 '버섯구름'으로 개사한 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