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수비면 영양댐건설 입구로 들어가는 곳에 주민들이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조정훈
영양댐 건설 예정지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용역업체 직원과 댐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3일째 대치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영양댐 타당성 조사를 맡은 유신 등 4개 업체는 지난 26일부터 40여 명의 직원들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이 마을 입구를 막고 댐건설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마을입구인 송정교 앞에 상여를 세우고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막은 뒤 용역 직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댐건설에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이 27일 오전 '정부는 영양댐을 하루빨리 추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마을 입구에 진입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으나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타당성 조사를 벌여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일대 장파천에 31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높이 76m, 길이 480m의 댐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담수량은 5700만㎥로 댐이 건설되면 주변 2.2㎢가 수몰되고 주변마을 75가구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상철 영양댐건설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영양군에 물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절대 부족하지 않다"며 서울시 면적의 1.4배에 달하지만 군민들은 1만8000명에 불과하다는 예를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영양군은 홍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 태풍의 피해가 컸던 것은 높은 경사로 인한 산사태가 원인"이라고 말하고 "이후 영양지역 곳곳에 산사태 방지시설을 지어 이후 큰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양댐공대위 송재웅 사무처장은 "영양군이 댐건설의 이유로 2025년까지 휴타운을 건설하면 약 1만 명의 인구가 유입하게 돼 생활용수가 모자란다고 하지만 이미 사업성이 없어 사업자가 포기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양군수는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댐을 건설해야 한다는데 영양댐의 홍수조절 편익은 0.8정도로 의미가 없다"며 "댐을 건설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180㎞ 떨어진 경산시에 공급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하사 주지인 거암스님도 "이곳은 주왕산 국립공원보다 더 아름다운 지역"이라며 "정말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말릴수 없지만 터무니없는 토목사업이기 때문에 절에 앉아 염불만 할 수는 없었다"며 댐 건설에 적극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