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과 병역 면제 의혹 등에 관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미스터 국보법'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출신인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황 후보자는 2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로 인한 과도한 급여와 장남 전세금 증여 논란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급여 중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여야 의원들로부터 '1달 1억 원'이라는 과도한 급여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당하자 결국 고개를 숙인 뒤 '사회 기부' 의사까지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전관예우 의혹을 받았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1억 원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1년 8월 검찰에서 퇴임한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에 취업해 16개월 동안 총 약 16억 원의 급여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고, 장남에게 증여한 3억 원의 전세금도 눈총을 받았다.
서영교 "황 후보자는 태평양장관인가, 국민장관인가"황 후보자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예상했던 대로 황 후보자의 '과도한 급여'였다. "전관예우가 아니고서는 1달에 1억 원의 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대다수를 이루었다.
포문은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은 "검찰에서 퇴임한 지 1년 반 만에 재산이 두 배로 늘었다"며 "로펌에서 평균 한 달에 1억 원, 어떤 달은 3억 원까지 받았는데 이것이 공평한 사회인가?"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한 검사가 "로펌에 있는 선배가 장관으로 올지도 모르니 그 선배에게 정보를 줄 수밖에 없다, 인사권자가 될텐데 그 선배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로펌 선배는 우리의 영혼을 멍들게 하는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이렇게 공세를 폈다.
"최태원, 김승연 등 모든 기업인들이 다 태평양으로 간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로비가 온다면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나? 정홍원 국무총리는 (법무법인) 로고스총리인가, 국민총리인가? 황 후보자는 태평양장관인가? 국민장관이 되겠나?"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황 후보자가 장관에 지명된 것과 거의 동시에 최태원(SK)·김승연(한화) 회장 등 대기업 회장들이 변론을 태평양에 맡긴 것을 두고 "전관예우에서 더 나아가 장관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후관예우를 한 것 아닌가?"라며 "쌍관예우로 보험을 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여당 의원들도 황 후보자의 과도한 급여를 질타했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에 나갈 분들, 즉 명예를 택할 분들은 로펌을 가지 말고, 경제적 윤택을 택할 분들은 로펌을 가는 처신이 필요하다"며 "장관에서 퇴임한 이후 다시 로펌에 돌아갈 생각이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도 "월 1억의 급여가 서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겠나?"라며 "전관예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자 "월 1억 원 급여, 위화감 가져올 수 있어... 사회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