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유적에서 나온 벽화 초상화, 빵집 주인 테레니우스 네오와 그의 부인 초상화다. 제작연대는 기원후 55-79년 사이. 한편, 영국박물관(britishmuseum)에서 <폼페이(Pompeii)와 Herculaneum> 주제로 2013년 3월28일부터 9월 29일까지 전시회가 열린다.
DeAgostini/SuperStock
하지만 폼페이 유적에서 나온 몇 장의 초상화는 지금 보아도 아주 생생하다. 그중에서도 빵집 주인 테레니우스 네오 부부의 초상화는 마치 몇 년 전에 그린 것 같이 완벽하다. 화산재가 도시 전체를 덮어 완벽하게 원형을 보존해 준 덕분이다. 폼페이는 기원 후 79년에 땅 속으로 사라졌으니 거의 2천 년을 견뎌 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로마제국 시절에 만들어진 초상화로 으뜸은 역시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이다. 조각상이 초상화라니? 조금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조각상은 그저 인간의 상상이 가미된 예술품이지 그것이 어찌 초상화가 될 수 있는가. 하지만 서구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2천 년 전의 조각품을 꾸준히 본 결과 조각품 아래에 쓰인 "PORTRAIT"이라는 글자는 그냥 쓰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 단어가 뜻하는 대로 그 조각품은 단순한 예술품이 아니라 당대의 황제나 정치가 혹은 철학자의 실제 얼굴을 그린 초상화였던 것이다. 오늘 이야기는 바로 그에 관한 것이다. 내가 고대 그리스나 로마제국의 조각상을 본 것은 유럽의 여러 박물관에서다. 그중에서 오늘 설명을 위해 세 곳의 박물관(미술관)을 선정했다.
나로서는 이 세 곳에서 로마제국의 황제들을 가장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그리스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박물관 그리고 덴마크 코펜하겐의 칼스버그 미술관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박물관은 내가 몇 번에 걸쳐 발로 답사한 박물관이라 지금 이 순간도 박물관 내에서 황제들의 초상화를 찬찬히 음미하던 기억이 새롭다.
[대영박물관] 먼저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