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은 구름 뒤로 가려져 있다.
이현상
식사를 하면서 발머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았으나 아쉽게도 몽블랑 정상은 구름 속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몽블랑 최초의 등정이 비록 근대적인 산악운동의 효시가 아닌 학술적인 목적이었으나 5000m에 가까운 고봉을 전문 등반장비의 도움 없이 빙하와 만년설, 크레바스를 지나 등정했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운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비수기였으므로 예약하지 않아도 잠자리를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샤모니 일대의 트레킹과 야영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므로 야영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샤모니 시내에 있는 관광 안내소를 들렸다. 겨울 시즌에 운영하는 야영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안내원은 딱 한 곳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곳은 'Les Deux Glaciers'라는 곳이었다.
샤모니 시내로부터 약 3km 떨어진 곳이었다. 리셉션에서 야영이 가능하냐고 묻자 물론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가져온 텐트를 사용할 것이라고 하자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그 이유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매우 추울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유가 되지 않았다. 산악용 텐트에 익숙해 있으며 겨울 침낭도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별난 사람들이군' 하는 표정으로 편한 곳에 텐트를 설치하라고 한다. 둘러보니 캠핑카를 이용한 캠퍼들이 제법 있었다. 샤모니에도 '극성' 캠퍼들은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