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탄압 분쇄, 158억 손배가압류 철회,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사회적 살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전국노동자장"이 24일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부인이 두 아들을 달래고 있는 모습.
윤성효
백기완 선생이 연단에 올랐다. 백 선생은 "강서야. 네 유서를 보니 기가 막혀 살겠니. 악독한 자본가와 가진자한테 졌다고? 지긴 왜져. 네가 이겼다. 예부터 피와 눈물로 쓰러진 생명은 불씨로 이어간다고 했다"며 "짓밟힌 강서야. 너는 영원한 불씨다. 지지 않을 것이다. 네가 틔운 불씨로 봄이 온다. 우리가 따라 갈게"라고 말했다.
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호상인사를 통해 "유족께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 강서가 남긴 유언은 아직 지켜지지 못했고, 여전히 한진 자본은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다. 다시 투쟁 깃발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연단에 올라 인사했다. 고인의 부인은 "자본과 언론이 생활고 때문이라고, 시신투쟁한다고 했지만 내 신념의 변화는 없었다"며 "자기랑 같이 산 사람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 했는지 안다. 복귀 3시간 만에 휴업이라고 했을 때 절망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 유언대로 해주는 게 내가 마지막으로 할 일이라 생각했다. 만족하는 결과가 아니지만 지금은 최선이다. 여보, 내 잘했제. 노동운동 역사책에 자기 이름 나올 거 아니냐. 자랑스런 남편으로, 아빠로 남을 거야"라며 "여보, 자기한테 좋은 곳 가라는 말을 못하겠다. 진짜 못 보내겠다. 아이들 잘 키울게. 꿈에서라도 만나자. 꿈에 자주 나타나서 공원에도 놀러 가고 하자"고 덧붙였다.
부산역 노제, 김진숙 "우리가 또 솥발산엘 간다"이어 한진중공업 앞에서 부산역광장까지 운구행렬이 이어졌다. 영정과 민주노총 깃발, '부활도', 만장 등을 들고 걸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상복을 입기도 했다.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노제는 정홍형 장례위 의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정 위원장은 "우리가 이번 싸움을 하면서 가보지 않았던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민주노조를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 순간도 노동자들은 철탑 등에서 온 몸을 던져 싸우고 있다. 더 이상 희생이 없어야 한다. 동지는 정리해고·손배가압류·비정규직·노조탄압이 없는 새 세상에서 태어나소서"라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추모사에 이어 민중가수 박준씨가 노가를 불렀다. 또 행위예술가 이삼헌씨가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들고 국화꽃을 뿌리면서 진혼무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