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희망노조 이달 말 파업 예정

"5년 임금동결로 이직 초래"... "회사 존폐 위기, 해법 모색 중"

등록 2013.02.22 11:43수정 2013.02.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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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S경인방송 사옥.
OBS경인방송 사옥.

OBS경인방송(이하 OBS)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ㆍ단협)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2월 말이나 3월 초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송 차질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이하 OBS희망노조)는 21일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파업 찬성율 93.2%가 나왔고, 사측과의 임ㆍ단협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빠르면 2월 말, 늦으면 3월 초에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OBS 노사는 지난해 12월 4일 1차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지난달 1월 10일까지 7차례에 걸쳐 본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서도 양쪽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OBS노조는 ▲임금 15.5% 인상 ▲법정수당 지급 ▲경력사원 '-1호봉' 문제 해결 ▲국장 임면 동의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쪽은 경영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왔다.

OBS노조의 요구에 대해 회사 쪽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OBS는 2007년 창사 이래 지난해까지 임금을 동결했다. OBS노조는 "사측의 임금 동결(안)은 사실상 임금 삭감(안)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물가인상률 누적이 22.2%다. 2007년과 작년의 휘발유 가격을 비교하면 리터당 300원 차이가 날 정도"라며 "창사 후 단 한 번의 임금 인상도 없어 매년 실질소득은 하락해 경력 기자들이 정든 일터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간외수당 등도 거의 지급되지 않고 있어, 경력기자와 피디(PD), 기술진 등이 한국방송(KBS)을 비롯한 공중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등으로 빠져나갔다. OBS노조는 이번 임ㆍ단협 투쟁을 OBS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OBS는 옛 iTV방송을 승계한 경인지역 민영 방송이다. 종편 출현 이후에도 광고 매출에 큰 타격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년 발생하는 적자 수십억 원이 경영진을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학균 OBS 경영국장은 21일 <부평신문>과 한 통화에서 "안 주는 것이 아니라 못 주는 상황이다. 자본금 1400억 원 중 장비를 포함해 100억 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에도 전환사채 100억 원을 끌어와 적자를 감당했다"고 경영 상태를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어, "파업 등은 노조의 당연한 권리행사지만, 현 경영 상태로는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며 "시간외수당 문제는 노사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새로운 사장님이 취임한 만큼 해법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승진 전 MBN 대표이사가 지난 20일 OBS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OBS노조 관계자는 "OBS는 과거 iTV를 승계한 방송으로 승계 당시에도 동종업계 임금의 70~80% 수준이었다. 그런데 임금이 5년 동안 동결됐다는 것은 양질의 기자, PD를 비롯한 제작진의 이직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매년 경영상의 이유만 되풀이하고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여 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회사의 매출은 매년 성장해왔지만, 이는 5년 동안 조합원들의 희생(=저임금)에 기초한 것이다. 사람에 투자하지 않으면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없어, 결국 경인지역 1300만 시청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OBS의 최대 주주는 영안모자(22.64%)이다. 주요 주주로는 미디어윌(12.43%), KD그룹(12.30%), 매일유업(7.0%), 테크노세미캠(6.0%) 등이다. 영안모자는 우호 지분까지 포함하면 전체 지분의 38%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OBS경인방송 #OBS희망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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