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아포리아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유 전 대표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의 정치문화가 (민주당의) 최악의 단점"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대표는 "민주당은 기득권과 개별적 욕망이 정치적 대의를 압도하는 정당이 됐다"며 "이를 인정해야 비로소 혁신이 시작될 수 있지만 당내 많은 정치인들에게는 문제의식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온건한 자유주의 성향의 진보적 정책 노선과 튼튼한 지역 기반의 강점 덕분에 아주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해서는 "5060세대가 독재자의 딸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지난 시대와 자기 개인의 삶을 동일시하는 정서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진보의 거듭되는 패배 중 하나일 뿐으로, 선의 패배나 악의 승리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정치권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을 가한 그는 정작 "정치를 하며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 행복한 날들이 거의 없었다"며 "정치를 바꾸고 싶었지만 바꾸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유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선언하기 전 교보문고 북뉴스가 실시한 인터뷰에서 그는 정치인으로서 삶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5분 축사를 위해 첫 비행기로 출발해 다시 돌아오면 밤이 돼있다, 좋은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을 시간"이라며 "정치의 일상이 귀한 삶을 소비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소소한 기쁨이 있어도 상실감을 메울 만큼이 안 됐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사전에 이에 대해 충분히 알았고, 이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의 가치에 대해 심사숙고 했더라면 정치를 안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 그는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을 하며 살기로 마음 먹었다"며 "십여 년 전에는 분노를 참지 못해 정치의 바리케이드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버릴 수 없어 그 바리케이드를 떠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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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안철수, '좋은생각'만으론 권력장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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