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10주기 추모식에서 유족들이 흐느끼고 있는 모습.
조정훈
"어느 날은 너의 눈망울이 웃는다. 그러면 엄마도 따라 웃는다. 어느 날은 심통이 났다. 그러면 이 엄마는 안절부절 화가 난다. 어느 날은 네가 운다. 엄마는 가슴이 무너져 내려앉는다. 그러다 문득 내가 미친 게 아닌가 싶더라... 잃어버린 10년을 상상 속에서 살아야 하는 시간들이 억울하고 분하다."대구지하철화재참사 10주기를 맞아 유족단체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추모행사를 열었고, 대구시는 유족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대신 별도로 추모식을 열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와 2.18 유족회 등 희생자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는 18일 오전 대구문예회관 비슬홀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하철참사 10주기 범시민추모식을 거행했다.
10년 전 화재사고가 일어난 오전 9시 53분에 묵념한 뒤 경과 보고, 넋 모시기, 종교의식, 추도사, 추모의 노래, 넋 보내기, 분향 및 헌화의 순으로 추모식이 진행됐다.
지하철화재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딸을 잃은 황명애씨가 추도사를 읽어내려가다 "이제 우리 딸에게 멋진 짝을 만들어주고 싶어졌단다"라고 하자 일부 유족은 큰 소리로 울며 흐느꼈고 다른 유족과 참석자들도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일본 후쿠치마야선 탈선 사고 유족인 후지사코 미츠코씨도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후지사코씨는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를 애도하고 이 사회의 안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참석했다"며 "유족들을 만나면서 언어는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은 통하고 있다는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