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 전문가 "북한 핵, 미국 본토 위협 이르다"

'북한 핵시설 참관' 해커 박사, < LA타임스 >와 인터뷰

등록 2013.02.15 17:54수정 2013.02.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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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 전문가인 스탠퍼드대학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이번 북한의 핵실험 결과가 아직 미국을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14일(현지시각) < LA타임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12월 실행한 로켓 발사로 인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었다고 보느냐"의 질문에 "아직 까지는 그렇지 않다"며 "그렇게 하려면 장거리 미사일 능력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더욱 소형화해야 하며 핵탄두가 발사되어 다시 대기권에 진입할 시 발생하는 열과 기계적 압박(stress)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북한)은 수 년간 미국에 대해 위협을 했지만, '왜 그들이 미국을 타격하려고 하는가'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자살이 될 것이며 그 (북한) 체제는 자살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이어 "왜 이 시기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은 지난 두 차례 핵실험을 시행했지만, 전투기 등으로 운반 가능한 부피가 큰(bulky) 장치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더욱 소형화된 핵장치를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며 이번 실험은 단거리 미사일 장치에는 이용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북한에) 주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실험에 플루토늄 혹은 우라늄의 사용 여부와 파괴력에 관한 질문에 "지진규모는 단지 폭발력을 의미할 뿐,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핵분열 생성물을 파악해 보아야 하지만 지하에서 실시된 핵실험이라서 공기 중에서 급속히 사라진다면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플루토늄이든 우라늄이든 다 위협적이지만 플루토늄의 경우 4~8개 정도 만들 용량만 가지고 있는 관계로 북한이 고도의 농축 우라늄을 사용했다면 그 시설은 숨기기가 쉬어 잘 파악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또 다른 행동 취할 가능성 높아... 평화협정 등 관계 정상화 모색해야"

해커 박사는 "조만간에 또 다른 핵실험 등의 가능성이 있느냐"의 질문에 "북한은 이미 강도 높은 2차, 3차의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또 하나의 핵실험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2010년 북한 핵시설 방문 시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2000개가 넘는 원심 분리기 장치들을 보고 놀랐다"며 "그들은 최소 20년 이상을 이러한 장치 개발에 노력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과소평가(underestimate)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변 핵시설은 원조 격인 파키스탄의 칸 박사의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그들의 시설은 쉽게 은폐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협상을 위해 그러한 시설을 보여주었을 것이라고 보느냐"의 질문에 "2004년 첫 방문 시에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플루토늄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부시 행정부에 전하라는 메시지도 있었다"며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은 미국이 기대하던 협상을 하지 않자 2006년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 체제가 핵을 에너지(electricity) 대신에 폭탄(bombs)으로 선택한 것으로 장기간에 걸쳐 긴장 관계(enmities)에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해결책의 모색이 어려워 보인다"며 "북한 주민들을 궁핍에서 벗어나게 할 관계 정상화와 평화 협정, 그리고 에너지와 경제적 기회 등을 추구하려면 폭탄이 아니라 에너지를 선택해야 하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북한을 7차례 이상 방문해 북한 핵시설을 직접 참관하는 등 미국 내 핵 문제 관련 전문가이며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 핵실험 #장거리 로켓 발사 #지그프리드 해커 #미 본토 타격 #평화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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