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된장독한옥과 된장독, 그리고 기와 담이 어우러져 정겹다. 전인식씨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조경하고 건축한 공간이다.
송상호
이들은 2007년도부터 마을에 한옥을 짓기 시작했다. 4년에 걸쳐 모두 다섯 채의 한옥을 지었다. 세 채는 마을 펜션으로, 두 채는 일반주택으로. 농가소득을 위해 마을에 한옥펜션을 지은 게 시작이었다. 그 후 한옥이 좋다는 외지인 두 집이 한옥을 지어 이사를 왔다. 20여 년 전에도 한옥을 지었으니 모두 여섯 채를 지었다.
그들은 강원도 산지에 가서 원목을 직접 구해서 지었다. 목재소에서 사면 비싸기 때문이다. 산지에서 직접 나르는 것도 일이었지만, 보관하는 건 더 어려웠다고. 원목이 비 맞지 않게 하려고 몇 해를 전전긍긍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단다.
사람을 부려가며 일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해본 사람은 다 안다. 흙집이라 비나 눈은 쥐약이다. 그럴 때면 공사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건 당연지사. 이렇게 엄두를 낸 건 농민이면서 건설면허가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그는 토목·조경 사업 등을 십수 년 해왔다. 그동안의 노하우가 바탕이 돼 마을에서 한옥을 짓기 시작했다.
한옥 짓기 시작한 건 토종 된장 때문 "한옥을 왜?"란 질문에 인식씨는 "된장 때문"이라고 바로 대답한다. 된장이라니? 그는 농외소득을 위해 뭔가를 해야 했다. 무얼 할까 고민하다 토종 된장 사업을 떠올렸다. 그의 말에 의하면 콩을 직접 파는 것보다 된장을 만들면 4배의 농가소득이 보장된다고 했다. 농사만 지어선 살기 힘든 농민의 고민이 묻어 있다.
한옥이 메주 숙성이 잘 된다는 것. 한옥과 토종된장은 보기에도 어울린다는 것. 한마디로 된장을 팔기 위해 한옥을 지었다는 이야기다. 한옥을 지은 이유가 된장 때문이라니. 무슨 심오한 한옥철학이 있어서도 아니고, 멋있어서도 아니고, 건강에 좋아서도 아니란다. 진짜 이유는 이글 마지막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