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장터목 산장에서 천왕봉에 오르는 길에 발견한 눈꽃. 이 구간에는 이런 눈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만송
대한민국 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 해발 1500m 이상에는 특유의 화려한 눈꽃이 만발했다.
지리산은 겨울이면, 언제나 순백의 세계로 치장한다. 남한 내륙 1위 고봉답게 하늘을 향한 천왕봉 주변은 하나의 눈꽃이다. 지리산은 경남-전남·전북을 아우르는 산으로 국내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리산은 한량없이 크고 우람하고 골이 많은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부분 산들이 남자를 상징한 반면, 지리산은 여자 산이다. 반야봉이 여성의 가슴을 상징할 뿐 아니라, 산 형세가 여성의 치마의 주름을 형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한량없이 크고 우람하고 골이 많은 산. 명산의 산신령들은 다 남자 형상인데 어찌 하필 지리산만 여자일까. 천왕봉 다음으로 높으면서 백 리가 넘는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고 있는 반야봉이 바로 그 여신령을 상징하고 있다. '반야'라는 말에는 불교적 의미 말고도 귀녀라는 뜻도 있는 것이다그 전설대로 하자만 지리산은 여신령이 폭넓은 치마를 펼치고 앉은 형상이 되었고, 수 없이 많은 골짜기들은 그 치마의 주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옛날부터 세상을 바로 잡으려던 사람들은 형편이 여의치 못하면 그 때마다 이 산으로 밀려들어 그 최후를 마쳤던 것인가."(태백산맥 '지리산 동계대공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