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유세연설을 마친 뒤 정몽준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등과 손을 맞잡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지금도 이같은 선택진료비가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이웃의 아이가 암 치료를 받고 있어 부모에게 확인하니 "선택이고 뭐고 있나, 특진을 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선택진료비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비슷한 사례의 글을 확인할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4대 중증질환 치료비 중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환자 몫으로 하겠다고 번복한 배경은 두 가지로 유추해볼 수 있다. 하나는 암 환자 등 국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의견을 들어놓고 일부러 이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문득 지난 대선이 떠오른다. 지난해 12월 12일, 필자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울산 유세가 있었던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호텔 광장에서 현장취재를 한 바 있다. 당시 박 후보는 4대 중증질환 치료비 전액보장을 포함한 공약을 내놓으면서 참석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박 후보는 이어 "문재인 후보는 흑색선전할 시간에 새 정책 하나라도 내놓으라고 하십시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박수가 쏟아졌다.
이틀 뒤인 14일 나는 다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세를 하는 울산 중구 성남동 현장에 취재를 갔다. 당시 문 후보는 "박 후보는 4대 중증질환(치료비만 보장하는 것)을 복지라고 말하더라, 심장은 되고 간은 안 되나, 이것은 선별적 복지가 아닌 차별적 복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환자의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는 내년 하반기부터 바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선거는 끝이 났다. 지금도 병마와 함께 진료비와도 싸우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암환자와 그 가족은 알 것이다. 계산서에 찍힌 선택진료비가 주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암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국민들, 이 일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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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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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께 '암 환자' 가족이 한마디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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