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부르는 만남> 표지
불광출판사
변태주 지음, 불광출판사 출판의 <가슴이 부르는 만남>는 법정 스님을 가슴에 담고 있는 18분을 만나 저자가 가슴으로 담아온 이야기들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법정스님을 가슴으로만 만났을 뿐 한 번도 뵌 적이 없다는 김선우 시인도 있고, 도법 스님이나 지묵 스님, 금강 스님이나 혜민 스님처럼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스님들도 있다.
저자는 이해인 수녀님도 만났고, 임의진 목사님도 만났다. 조금 있으면 섬진강변을 매화꽃으로 물들게 할 매화마을 홍쌍리 여사도 만났고, 목판화가 이철수, 불화장 김의식, 소설가 문태순 등 제각각 열여덟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연등을 밝히듯이 새긴 이야기다.
열여덟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열여덟 이라는 숫자만큼이나 다 다르지만 그들이 맷돌에 간 듯이 쏟아내고 되새김질을 하듯이 되새겨내는 알곡은 법정 스님이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에 새긴 법정 스님의 삶이며 생전 모습이다.
이구동성(異口同聲)이면 진리(眞理), 다른 입으로 같은 소리를 내면 그게 곧 진리라고 한다. 열여덟 입으로 들려주는 법정 스님의 삶은 이미 알려진 바와 다르지 않게 무소유며 향기로움이다.
홍쌍리 여사가 들려주는 법정스님은 섬진강 매화향이고, 이해인 수녀님이 들려주는 법정 스님은 찔레꽃 향이다. 도법스님이 들려주는 법정 스님은 난(蘭)이고, 혜민 스님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법정 스님은 어린왕자가 피운 장미향이다.
열여덟 사람이 열여덟 눈으로 본 법정 스님은 같고도 다르다. 같은 배추지만 어떤 김치로 담그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내는 김치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들려주는 법정스님은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인연이다.
임의진 목사는 '종교인이 할 일은 궁극에는 종교를 없애는 데 있다'고 한다. 도법 스님은 두 분,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은 "'탐진치'라는 피고름이 들끓는 진흙탕에 두 발을 딛고 서서 꽃을 피워 피고름을 정화시켰다고 하기에는… 좀 다르죠"라는 설명으로 두 분을 연꽃이라기보다는 난초처럼 살아가신 분들이라고 한다.
도끼질 하듯이 읽다보면 저절로 향기로워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