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누출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정문에서 30일 오후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권우성
지난 1월 27~28일에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로 하청업체(STI)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망자 박아무개씨의 경우 처음 불산에 노출된 시점과 병원 후송 시점 그리고 사망시점 등을 감안할 때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 30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 사고 현장을 방문하여 공동조사한 결과 불산 누출 후 삼성의 대처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사고가 난 시각은 27일 오후 1시 22분이다. 그러나 삼성측 설명에 의하면 사망자 박아무개씨가 처음 현장에 투입된 시각은 27일 오후 11시 38분경이라고 한다(삼성측에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음). 현장에 나온 고인은 불산 탱크 하부에 있는 밸브 조임작업을 직접 실시하였고(이때 보호장구 착용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음), 28일 오전 3시 32분에 밸브교체를 완료한 후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하여 귀가를 했다고 한다.
이후 현장에 남아있는 인력이 불산 누출 여부를 테스트한 결과 계속적인 누출이 확인되었고, 이미 귀가한 고인에게 연락하여 다시 회사에 출근했다고 한다(CCTV에 오전 4시 38분에 다시 출근하는 것이 기록되었다고 함), 2차로 다시 사고 현장에 투입된 고인은 28일 오전 4시 38분부터 약 8분간 보수작업을 실시하였고(이때는 방제복을 입지 않고 마스크만 착용했다고 함), 가스 누출량이 많아지자 다시 나와 방재복을 입고 오전 4시 59분까지 작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삼성 측의 주장에 따르면 최종 작업이 종료된 시점은 오전 5시 정도인 셈이다.
작업이 정리된 후 보호복을 벗어보니까 목 주위에 반점이 확인되어 사내 구급차를 타고 오전 7시 30분에 3.7km 떨어진 동탄성심병원으로 후송했다고 한다. 후송 중 고인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으나 병원 도착 직전(10~15초 전이라고 회사에서 설명함)에 심장 쇼크가 발생하여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한다(이후의 구체적인 병원 기록이나 병원의 조치 내용은 설명하지 않음).
병원에서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10시 경에 화상 전문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할 것을 권유하였고, 그곳으로부터 52km 떨어진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1시 5분에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후 삼성은 오후 1시 50분에 노동부 경기지청에 최초로 사망사고를 보고한 것이다.
불산에 1차 노출된 후 왜 병원에 후송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