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메타포로만 끝나지 않기를...

박 당선인 화법이 달라졌어요

등록 2013.01.29 12:23수정 2013.01.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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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의 화법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의 딱딱한 이미지 벗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신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의 화법에 대하여는 이미 전여옥 전 의원이 자신의 책, <전여옥의 私(사), 생활을 말하다>(현문, 2012)에서 직격탄을 날렸었다. 전 전 의원은 이 책에서 박 당선인의 화법을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 같은 화법"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당선인의 화법은 대강 이렇다. 지난 총선 때 선거 판세를 물으며 "대전은요?"라고 말한다던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일컬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등 짧고 간결하다. 전여옥 전 의원이 '베이비 토크'라고 비난하듯 박근혜 당선인의 말투는 짧고 간결하고 딱딱하다.

열거하자면, "~라고 생각합니다.", "원칙대로 하면 됩니다", "동생이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내 손에서 떠났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습니다" 등등.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딱딱해 좀은 인정머리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분명히 자신의 할 말을 한다고 여겨질 수 있는데, 차라리 불통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말은 간단명료하게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말에 대하여는 즉답을 피하는 전술을 써왔다. 그 예로 2007년 경선이 돈 선거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기자의 질문에, "아유, 여기까지 와서 너무 하시네요 정말"이라고 말해 <중앙일보>는 이 말을 기사 제목으로 뽑기도 했다(<중앙일보> 2012년 1월 12일자). 대선 때 춘천의 한우 농가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국민들께서 이해가 되겠습니까? A값의 곱하기 10% 이러면 국민들은 너무 복잡해요."

인수위 고용복지분과에서 박 당선인이 한 직설화법이다. 다 열거할 수 없지만 그간의 사례로 불 때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말한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즉답을 피하되 즉각적으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데 요즘 박 당선인의 화법이 달라지고 있다. 직접화법이 간접화법으로 바뀌었다. 특히 비유법을 많이 구사하고 있다. '비유(Metaphor)'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예수다. 예수는 어려운 말을 하지 않았다. 이해하기 쉽게 당시 상황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일들을 비유로 들어 설명하여 자신의 진리를 가르쳤다. 딱딱하던 박 당선인 화법이 부드러운 비유화법으로 바뀐 것을 두고 박 당선인의 정책기조에도 무슨 변화가 있을지 가늠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의 화법과 당선된 이후의 화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당선 초기와 대통령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그의 화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그토록 주장해 왔던 부드러운 이미지의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변화된 비유화법은 인수위의 분과별 토론회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다.

27일 인수위 경제2분과 토론회 때 그는 분만실에서 진통하는 산모와 그를 기다리며 노심초사하는 남편과 의사를 비유하며 "애를 낳는 게 다가 아니라 어떻게 잘 키우냐…(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름 하여 '분만실의 산모 비유'다. 정책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시된 정책을 수용하여 얼마나 잘 적용하느냐 하는 게 중요함을 역설하는 말이다. 이 비유로 박 당선인은 정책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일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같은 자리에서 그는 "저는 이런 키워드를 어떤 '정책의 등대'라고도 부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 등대를 보고 그것에 맞춰서 가면서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함으로, 공무원들이 정책의 실행에 앞장서는 이들이 되기를 당부했다.

그보다 이틀 전 경제1분과 토론회에서는 '손톱 밑 가시'니 '신발 안 돌멩이' 등의 말들을 쏟아냈다. 모두 비유적 언어들(Metaphor Words)이다. 그는 "신발 안에 돌멩이가 들어 있어서 걷기가 힘들고 다른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다"며 기존 틀에서 벗어나 현장과 국민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예수의 비유가 어려운 내용을 당시 청중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면, 박 당선인의 비유는 그간의 딱딱하고 불통적인 이미지에서 부드러운 여성적 이미지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어쨌든 박 당선인이 연일 쏟아내는 메타포가 그냥 메타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통치를 통하여 부드럽게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당당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 #박 당선인 #비유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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