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남 위원장은 국민이 공무원노동자를 무기로 활용해 한국사회를 전진시키라고 말한다.
노동과세계 변백선
- 공무원노조 위원장으로서 국민대중과 시민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공무원노조가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이 알아주면 좋겠다. 언론에서도 공무원노조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란다. '저 사람들도 힘들구나', '할 말이 많구나' 하는 것을 알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특별한 것이 없구나', '나와 비슷하게 사회적 권리를 제한받고 그래 왔구나' 하는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되길 바란다. 시민사회와 국민이 공무원노조에 따뜻하게 다가와주시고, 우리를 무기로 활용해주시면 좋겠다.
행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무원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행정이 바뀌면 우리 사회 모든 부문에서 전진이 가능하다. 수십 년간 가치기준은 행정에 기반해서 공무원에 시초해서 진행됐다. 주5일제도 공무원사회에서 먼저 시범실시한 후 일반에도 정착됐다. 공무원 임금을 기준으로 우리 사회 임금수준이 정해진다. 권리도 마찬가지다. 여성, 아동, 노인, 성소수자 등 모든 부문의 인권도 그만큼밖에 전진하지 못한 것은 공무원사회가 그만큼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노동자들 가치기준이 바뀌는 만큼 한국사회가 바뀌고 전진한다.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철밥통이라고 비난만 하지 마시고 함께해 주시라. 내부 행정을 바꾸기 위해 10년을 달려온 이들, 공무원 노동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이들이 14만이나 있음을 알아주시라. 공무원노조가 인정받으면 수 년 내 한국사회가 큰 폭으로 변화되고 확대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 준비를 하나씩 해나갈 것이다."
-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박 당선인이) 10월 20일 총회에서 공무원 사회를 변화시키는 노력에 감사하다고 했다. 공무원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공무원 노사가 대화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는) 자기 정책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집단으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대했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파트너로 노동자들을 인식해야 한다. 행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공무원 노동자들과) 토론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총회에 와서 이야기한 만큼만 하라. 공주가 되지 말라."
- 공무원노조가 해직자 원직복직을 위해 10년을 투쟁했는데."공무원 노동자 137명이 해직돼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저도 2004년 총파업 때 파면됐다가 재판을 거쳐 복직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 해직이다. 현장에서 절박한 요구를 안고 어렵게 싸우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쌍용차, 용산, 현대차 비정규직, 한진중공업. 희망을 만들며 연대하는 것을 핵심이슈로 삼아야 한다.
마주 잡은 손 놓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며 절망이 아닌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오랜 기간 싸운 분들이 있고 그분들의 힘이 있어 가능하다. 또 싸우는 우리를 보고 어떤 분들인가는 힘을 얻어 싸울 것이다. 많이 힘들고 불투명하고, 노동이 위축되고 탄압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의미에서는 노동운동의 전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희망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
- 노동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나."마흔한 살에 노조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강원도, 그것도 보수적이라는 강릉시에서 노조를 시작할 때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될 줄은, 이런 생각을 갖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하는 강릉시청 업무를, 대시민 행정을 조금 더 시민의 입장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권위적인 행정이 바뀌기를 기대하며 그런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노동조합을 할 수 있어 참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민주노조를 할 수 있어서, 내 임금과 내 근로조건만을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진과 민중을 위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그동안 살아온 제 10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다. 가정적으로도 그렇고, 공무원으로서의 삶으로도 그렇다. 고생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들을 때, 사람들이 옆에 와서 가만히 서 있어 줄 때, (격려의) 문자를 한 통 받을 때.
노동이 후퇴하고 많이 힘들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 그것을 낫게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할 의무를 진다. 공무원노조는 행정을 바꿔 한국사회를 낫게 만드는 데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노조활동 중에도 괴롭고 힘들 때가 있으나,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면 '그때 그 나이에 내가 선택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으로서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할 용기를 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걸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조합원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노조활동으로 인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워졌다. 다른 세상을 보게 해준 것이, 민주노조를 알게 해준 것이 정말 고맙다.
지금 인수위 앞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는 희망을 본다. 절망은 자리할 곳이 없다. 삶의 긴 여정 속에서 매 순간 어떤 결단을 내리더라도 희망을 잃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