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일 이마트 탄현점의 하청업체 인부 사망사고에 대한 이마트 내부 자료들은 이마트와 경찰, 노동부가 서로 긴밀한 관계임을 보여준다. 이 사고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사망자에 포함되어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건이었다. 사진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 수사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조건 없이 호의를 베풀라 : 상대는 빚을 진 느낌으로 호감을 갖게 된다.""영양가 있는 정보를 주라 : 그만큼 돌아온다."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직원 교육자료인 <인사파트장 직무 기본과정>에 나오는 '인맥 네트워킹(Networking) 가이드라인'의 일부 내용이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상대가 관공서 직원이라면? 자칫 불법과 탈법의 경계를 넘나들고, 관-경 유착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이마트 내부 자료들에는 이런 아슬아슬함을 보여주는 내용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고용노동부 내부자료인 <노사관계 일일상황> 문건이 정기적으로 이마트 인사담당기업문화팀 팀장에게 보내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료는 국회로도 잘 보내지 않는 것이다.
2011년 7월 2일 이마트 탄현점에서 발생한 사고 처리 과정에 대한 이마트 내부 자료는 이마트는 평소 관공서를 어떻게 관리해왔으며,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시로 올라오는 탄현점 사망사고 정보 보고2011년 7월 2일 새벽 4시10분경 이마트 탄현점 기계실에서 터보냉동기 보수작업을 하던 인부 네 명이 냉매가스 유출로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냉동기를 설치한 트레인코리아의 직원 1명과 트레인코리아의 하청업체인 오륜이엔지 사장과 직원 2명이었다. 이 사건은 사망자 중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서울시립대생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었다.
사건이 터지자 이마트는 즉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발동했다. 수많은 현장 보고가 이마트 본사로 올라갔다. 보고 내용에는 매장 상황은 물론 노동부와 경찰 동향, 분향소를 비롯한 유족 동향, 수사 상황까지 망라되어 있었다. 사고 이틀 후인 4일 일산점장은 "금일 파악된 정보를 다음과 같이 보고 드립니다"라며 본사에 이메일을 띄웠다.
7. 정치권 등 점포 방문시 과격하게 막지말고 "이마트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관에서도 지속적으로 달래고 안정화 시키는 활동을 진행중이며, 별도 정보관을 배치중이다.8. 금일 오후 서장이 트레인코리아에 대해 구속수사 및 원칙수사를 지시하였으며, 민주당 및 민노당의 정치 이슈화를 최대한 차단토록 할 예정이며, 여러 부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정보의 '화자(話者)'가 메일을 띄우는 일산점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어디선가 "파악된 정보"를 나열한 것이다.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장"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으로 판단할 때, 경찰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일산점장은 2011년 7월 11일 작성한 보고 메일에서도 "금일은 말씀하신 경찰서 내용을 정리 하였습니다"라며 접촉한 일산경찰서 관계자의 이름을 적은 후 "- 탄현점 집회시 유족들이 영업방해 등 행동에 대해서는 증거를 수집 향후 필요시 고발 등 활용"이라고 보고했다.
대응 방안을 조언하고 코치하는 경찰과 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