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기사' 감시 사이트 '충격고로케'. 제목에 '헉!'이 들어가는 기사들을 수집해서 보여주고 있다.
충격고로케
'고로케'를 만든 사람은 프로그래머 이준행(30)씨.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낚시 기사'가 얼마나 많은지 궁금했다고 한다. 지난 3일, 한 시간 만에 사이트를 개설했다. '고로케'라는 이름은 "고로케를 좋아해서 예전에 도메인을 사뒀는데 안 쓰고 있다가 이번에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고로케'는 입소문을 타고, 사이트를 연지 10여일 만에 4만 명 가까운 방문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고로케' 사이트에는 "신선하다", "평상시에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언론들 정신 좀 차려라"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삼성 관련 기사는 어느 언론사에서 제일 많이 내는지 알고싶다", "~했더니로 끝맺는 제목들도 만만찮게 많아보인다, '더니' 카테고리도 만들어주심은 어떨지"라는 제안도 있다.
<미디어다음>은 지난 12일 공식 트위터에 "미디어다음 편집자들은 '충격 고로케'에서 언급한 제목의 기사는 편집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 메인화면 뉴스에 이같은 기사를 띄우지 않겠다는 것.
이준행씨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독자들이) '신문사들이 다 이런 식으로 낚으려고 하고 있네' 즐거워하고 열광한다"면서 "얼마나 독자들이 언론사들을 희화화하고 광대로 여겼으면 이렇게 즐거워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씨는 언론사들이 이처럼 낚시 제목을 쓰는 이유와 관련해 "조회수가 올라가면 광고가 되니까 옛날 타블로이드 신문들처럼 하는 거다, 그렇게 장사하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언론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런 식으로 의존했다가 (언론이) 본질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바뀌어야 한다. '르몽드' 같은 외국 언론들을 보면 매체가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기 위해 애쓴다. 그건 중요한 문제다. 그러한 고민을 하지 않고 안주하니까 똑같은 기사, 제목을 쓰면서 도태되고 있는 거다." 이준행씨는 사이트를 만든 이후 언론사에 들어간 기자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슬퍼하기도 하고, 까발려졌다는 느낌 때문에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자기들은 말단기자들이니까 무기력해하기도 하고"라며 반응을 전했다.
이씨는 '고로케'를 계기로 이러한 문제에 관한 담론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는 "제가 한 일은 '모아 봤더니 이렇더라, 이런 식으로 하지 마세요' 정도이고,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언론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건 (독자들이) 언론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트를 계속 유지할 거냐'고 묻자, "개편 계획은 없고, 어차피 서버는 알아서 돌아가는 거니까 그대로 놔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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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받은 <중앙>, 속보이는 <경향>...'고로케'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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