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탐조망원경으로 새 관찰하기
서광석
하필 출발 예정 즈음 며칠동안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고, 하늘에선 속절없이 눈이 내렸지만 우리는 용감하게 출발했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서산버드랜드. 이곳에서 운영하는 심층탐조투어에 동참했다. 미니버스를 타고 천수만 곳곳을 다니면서 새를 보고, 또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논이다. 그리고 그 넓은 땅에 전봇대가 안 보인다. 이유를 물으니 비행기로 볍씨를 뿌리고 농약을 줘야하는데 전봇대가 있으면 방해가 돼 처음부터 세우지 않았단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철새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새들이 논에 앉아 쉬거나 먹이 활동을 하다 농민이 나타나면 놀라 갑자기 날다 전봇대나 전선에 부딪쳐 다친다.
실제로 해마다 순천만을 찾는 몸집이 큰 흑두루미·재두루미 10여 마리가 날개가 꺾이거나 다리가 부러지곤 했다. 그래서 순천시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2009년에 전봇대 제거작업을 했다. 이제까지의 개발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존하려는 참 아름다운 몸짓이다.
탐조하며 처음 본 것은 말똥가리다. 수리과의 맹금류로 아랫면은 밝은 갈색, 윗면은 어두운 갈색을 띄고 위엄있게 나무 위에 앉아있다. 다음엔 논에 앉아 떨어진 나락을 먹고 있는 수많은 기러기들이 보인다. 우리 일행을 눈치 채고 경계하는 눈치다. 좀 더 가다가 흑두루미 가족을 만난다. 합해서 3가족이나! 또 귀한 알락해오라기를 만난다. 운이 참 좋았다. 해미천에서는 차에서 내려 탐조망원경을 설치하고 관찰한다. 덩치가 크고 우아한 큰고니, 자맥질하느라 바쁜 혹부리오리, 선명한 주황색이 압권인 황오리. 이외에도 물닭, 논병아리,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백로 등이 보인다.
잊을 수 없는 곤줄박이, 기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