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월댁(왼쪽)이 엿가락을 만들고 사동댁은 엿가락을 치고 있다.
이돈삼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는 전남 담양 창평. 오강리 양산마을 조진순(58) 씨의 한옥에서 엿을 만들고 있다. 옛 방식 그대로 하는 엿 만들기는 다섯 명이 한 조를 이룬다.
옥산댁 기씨 할머니와 무월댁 송정순(78) 할머니가 엿을 시기고 있다. 한 덩어리의 갱엿을 둘이서 잡고 밀고 당겨 늘이는 일을 '시긴다'고 한다. 엿 만들기가 절정을 이루는 단계다. 엿 속의 구멍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엿을 시기는 솜씨가 '달인'급이다. 두 할머니는 10대 후반부터 엿 만들기를 해왔다고 했다. 경력이 60여 년 된다. 옥산댁은 손이 큰 편이다. 갱엿 큰 뭉텅이도 거뜬히 시긴다. 반면 무월댁은 적당한 뭉텅이를 반긴다.
끈적끈적한 갱엿 한 뭉텅이를 시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할머니는 가볍게 밀고 당긴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표정의 변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