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골목1월 11일(금) 지동 동문경로당 앞 골목이 스님짜장의 조리실로 변했다
하주성
가끔 한 번씩은 '짜장스님'으로 유명한 남원 선원사 주지스님인 운천스님과 함께 봉사를 하는 현장을 따라 다니기도 했다. 3년 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소외되고 불편한 이웃들을 위해 '스님짜장'을 만들어 봉사를 한 것이, 어느새 150여 회에 7만 그릇을 넘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스님이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었다. 막말로 스님이 절에서 중생들을 위해 열심히 정진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을 과감히 박차고 중생들 틈으로 파고든 것이다. 스님짜장을 들고. 흡사 운천스님이 스님짜장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전쟁에 나간 병사와 같다. 한 손에 커다란 주걱을 들고, 또 한 손에 국자를 들고 말이다.
짜장스님의 고향은 수원이다. 어려서부터 광교산과 팔달산을 헤집고, 수원천 물에 발을 담그고 살았다. 출가를 하고 난 뒤에는 고향이라는 것을 별로 깊게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스님은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스님짜장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급식공양을 베풀다가 보니, 자꾸만 고향이 눈에 밟혔다는 것이다.
굳이 내 고향을 멀리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고향을 위해 베풀자는 생각으로, 연 3일간을 수원에서 스님짜장을 만들었다. 1월 9일 수요일은 이목동에 있는 '바다의 별'에서, 1월 10일 목요일은 서호노인복지관에서, 그리고 1월 11일 금요일은 지동에 있는 한 골목에서 스님짜장을 만들었다.
고향 수원을 위해 만든 스님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