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학교인 경남 태봉고등학교 첫 졸업식이 11일 오전 창원 진동 소재 태봉고 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명훈 경남도교육청 부교육감과 여태전 교장 등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윤성효
졸업생들을 향해 그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 한 사람 뒤에는 여러분의 삶을 축복하고, 지지하고, 후원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천 명 이상은 된다는 이 감동적인 사실을 결코 잊지 마시길 당부 드린다"며 "이 아름다운 사실에 늘 감사하면서, 각자 각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시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3년을 회고한 여 교장은 "대안학교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받는 학교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꼭 가야만하는 길이기에 그 길을 당당하게 앞장서서 걷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학교가 바로 대안학교"라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이 길은 많이 외롭고 고독한 길이기도 하다.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지난 3년 동안 바로 이런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우리 태봉고 선생님들은 '한 뼘이라도 여럿이 함께'하자는 담쟁이 정신으로 '행복한 학교' 하나 만드는 일에 신명을 다 바쳤다"며 "3년 동안 태봉고의 교사, 학생, 학부모는 다 함께 힘을 모아 우리가 꿈꾸는 대로 경남교육의 새로운 창 하나를 열었고, 한국교육사에서 공립 대안학교 시대를 여는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여태전 교장은 "획일적이고 경직된 공교육 체계 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포기할 수 없는 꿈 하나 가슴에 품고 때로는 '용감하고 대담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온화하게!' 학교를 넘어선 학교 사랑과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며 "지난 3년 동안 저와 함께 이와 같은 꿈을 꾸어 오신 우리 선생님들의 노고와 헌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김명훈 부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졸업생들이 들어오는 광경을 보니 텔레비전의 '슈퍼스타 케이'에서 본선 진출자들이 입장하는 것과 같았다"며 "여러분의 진로가 굉장히 다양한 것으로 안다. 그만큼 알찬 교육의 결과라 본다"고 말했다.
손자 교육 시킨 할머니 '명예졸업장' 수여공로패 전달이 이어졌다. 그런데 특별한 사람이 무대에 올랐다. 통영에 사는 빈명수(65) 할머니다. 손자가 이번에 졸업한 것이다. 빈 할머니는 손자를 키워오고 있었는데, 3년 전 학교를 찾아와 입학시켜 줄 것을 간절히 바랬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학부모총회 등 모임 때마다 빠짐없이 참석했다. 통영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데, 모임 때 회를 가져와 나눠 먹기도 했다는 것. 사회자사 빈 할머니의 이름을 호명하자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박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