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쿤의 습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 ⓒ 왼쪽부터 Becky Sheridan, worldswildlifewonders, Iri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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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지난 연말부터 한 달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라쿤에 대한 간단한 상식(Fast Facts)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옷에 달린 모습으로, 패션 트렌드로 익숙해져버린 라쿤이 그저 겨울옷의 소재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존재임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라쿤 털'이 '라쿤이라는 동물의 털을 벗겨낸 것'인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라쿤이 동물 이름이었네요!", "옷 살 때 라쿤이라고 해서 뭔가 했는데 이런 동물이었군요", "옷에 달린 털 확인하고 삽시다", "동물 털을 빼앗지 맙시다!" 등 라쿤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올릴 때마다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라쿤은 아메리카너구리과 동물이다. 길고 유연한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가진 데다 손 감각이 예민해서(사람의 10배) 먹이를 먹거나 물건을 잡을 때 능숙하게 손을 사용한다. 먹이는 꼭 씻어 먹고, 물가에서 쉴 때는 바위를 깨끗이 씻는 것도 모자라 햇볕에 바짝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누울 만큼 깔끔한 동물이다. 나무를 잘 타고, 강을 가로질러 건널 정도로 수영도 잘한다.
어미 라쿤은 인디언 우화에서 현명한 여성의 상징으로 나올 정도로 모성애가 강하고, 생후 1년까지 새끼를 돌보며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가르친다. 복잡한 자물쇠도 열 수 있고, 한 번 배운 건 3년 동안 기억할 정도로 똑똑한 라쿤은 생김새도 귀여워 어린이 만화나 게임의 캐릭터로도 종종 등장한다.
우리는 이런 라쿤을 유행이라고, 예쁘다고, 따뜻해 보인다고, 그나마 보온과도 아무 상관없는 모자 끝에 달고 다닌다. 패션업체마다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길거리에 나가면 남녀 할 거 없이 입고 있는 그 많은 옷에 달린 라쿤 모피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 걸까?
인간들의 '모피 옷' 때문에 고통 받는 동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