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가고 저는 본격적으로 김광석을 만났습니다. 친구 어깨 너머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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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고 저는 본격적으로 김광석을 만났습니다. 그 계기는 당시 절친했던 친구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김광석 노래집'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친구는 그 책을 항상 들고 다니며 기타를 연습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이었고요. 제 노래 실력이 좋았냐고요? 절대 아니었죠. 다만 옆에 있던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그랬던 겁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그로 인해 김광석을,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를 알게 됐다는 겁니다. 그렇게 <사랑했지만>은 술 한잔하면 큰 소리로 부르게 되는 노래가 됐고, <거리에서>는 폼 한번 잡고 싶을 때 부르는 노래가 됐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부르고, <일어나>를 부르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르고,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날들>을 배웠습니다.
아, 이 노래 빼놓으면 안 되죠. 남자라면 한 번씩은 다 불렀을 <이등병의 편지>. 제 대학시절엔 유독 그 노래를 부를 일이 많았습니다. 훗날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이 노래가 영화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괜히 웃음이 나던 기억이 납니다. <공동경비구역 JSA>였죠. 이 노래는 지금도 입영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른 즈음에> 입니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노랫말은 '서른 즈음' 시절에 한숨을 쉬며 계속 되뇌었던 구절입니다. 대학 시절을 보내고, 치열한 현실과의 싸움에서 항상 패배할 때마다 떠올리던 이 말. 이것도 김광석의 노래입니다.
그의 노래 속 '내 이야기'를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