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산니시역아소산을 오르는 거점으로서 로프웨이가 출발한다.
노시경
우리는 우선 버스 짐칸에 실어두었던 큰 여행가방을 내려서 역 안으로 들어갔다. 로프웨이 역 안에 큰 여행가방을 맡기는 곳이나 코인 라커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 입구에 몇 개 있는 라커에는 우리 가방이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역 2층의 로프웨이 표를 사는 곳에 여행가방을 끌고 가서 가방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없느냐고 물었다. 역의 안내원 아가씨가 매표소에서 나와서 직접 내 가방을 로프웨이 회사 사무실 안에 넣어주고 번호표를 준다. 큰 짐을 맡기고 나니 몸이 한결 가뿐하다.
아소산니시역에서 나카다케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서 나카다케를 구경하고 보도를 따라 걸어서 내려온다. 자유여행은 다리로 걸을 일이 많아서 다리가 쉽게 피곤해지기에 로프웨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쾌적한 여행을 선호하는 아내를 위해서도 나는 로프웨이를 택했다.
로프웨이를 기다리는 승강장 앞에는 로프웨이 이용 안내문이 있고 여러 나라 말로 설명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 한글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로프웨이 타는 곳이라고 하지 않고 '케이블카 타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단어를 사용하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로프웨이를 타기 위한 대기줄을 서는 곳 앞에는 간이 신사도 만들어져 있다. 빨간 글씨 경고판에는 화구 주변에 화산가스가 흐르기 때문에 천식, 기관지 질환자, 심장이 나쁜 사람은 등산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