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상위권 학생 그룹과외?

인천시교육청 '교과 튜터링 지도 계획' 논란

등록 2013.01.07 16:55수정 2013.0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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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일반계고등학교와 특수목적고등학교 사이의 학력 격차를 줄이겠다며 추진 중인 '교과 튜터링(개인 교습) 지도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이 계획이 학교 현장에선 교사들이 상위권 학생들을 그룹 과외 지도하는 꼴로 시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상위권 학생이나 기초미달 학생 모두에게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기에 일부 교사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24일 마련한 '교과 튜터링 지도 예산 지원 계획(안)'을 보면, 특목고는 2011년 11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대비 2012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의 1·2등급 비율이 유지되는 반면 대부분의 일반고는 하락해 학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때문에 고교 2학년 11월 대비 3학년 6월 모의평가 1·2등급이 크게 감소하는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고 중상위권의 1·2등급 향상을 위해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모집해 학습동아리를 5명 이내로 구성하고, 학습동아리에 전담 지도교사 1명을 배치하는 '교과 튜터링 지도 계획'을 세웠다.

지도교사는 학생과 협의해 학업성취 목표와 겨울방학 중 학습계획을 수립하고, 동아리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게 지도해야 한다. 동아리 지도 시간은 학생 교과 지도이므로 지도교사에게 방과후학교 강의료에 준하는 지도수당을 지급하고, 교육청에서 예산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4월 중 우수 학습동아리와 교사, 학교를 선정해 표창할 계획도 세웠다. 2012년 11월 2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등급 평균 대비 2013년 3월 3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평균 등급 향상률을 선정 기준으로 잡았다.

이에 대해 인천 서구의 한 고교 교사 ㄱ씨는 "여러 학교에서 최상위 등급 학생 5명을 뽑아서 교사들이 그룹 과외를 시켜주는 형식으로 교과 튜터링 지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것인데, 그럼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아닌가. 무엇을 위해 하는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수구 한 고교 교사 ㄴ씨도 "교과 튜터링 지도와 관련해 교육청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해 컨설팅을 했으니, 학교에선 당연히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한 뒤 "수월성 교육을 하라는 것인데, 인천이 수능 점수 꼴찌를 탈출하기 위해 시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천은 '수시'로 대학에 합격하는 비율이 높고,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제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인데 이것에 역행하는 정책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교육과정기획과 관계자는 "학교나 학생들에게 강제한 사항도 아니고 상위권 학생과 기초미달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학습동아리 활동을 하면 나중에 대학에 갈 때 유리할 수 있고, 학생들의 자발성이 강조된 정책이기에 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에게 그룹과외를 시켜준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튜터링 #인천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대학수학능력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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