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산신당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금줄을 처 두었습니다.
박현국
3일 오후 히가시오우미시 가미하다 마을 산신제를 보고 왔습니다. 가미하다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3일 밤늦게 산신제를 지냅니다. 밤 10시부터 생대나무 통에 물로 불린 쌀을 넣고 장작불로 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시가현 산신제를 조사하다보면 마을마다 개성이 있습니다. 모두 옛 모습을 지켜서 정성껏 지내려는 마음은 다 같습니다. 특히 이곳 가미하다 마을에서는 옛 우리나라 조상 제사 지내는 것처럼 밤늦은 시간 새벽닭이 울기 전 이른 시간에 지냅니다. 3일 밤늦은 시간 즉 4일이 시작되는 처음 시간에 산신제를 지냅니다. 이것은 아마도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기 전 깨끗한 시간이라는 뜻도 있는듯합니다.
해마다 정월 1일부터 정해진 산신제 제관 여섯 명이 으뜸 제관 집에 모여서 산신제 준비와 진행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합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볏짚으로 금줄을 꼬고, 잘라다놓은 대나무로 받침대를 만듭니다.
3일 오후 당산제 제관 여섯 명은 모두 당산제를 지내는 산신당에 갑니다. 그리고 산신당 주변과 수목 주변을 말끔히 청소합니다. 그리고 차로 실어온 장작으로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백지를 꽂아서 금줄을 치고 장작불을 피워 밥을 지을 곳에도 금줄을 칩니다.
이 마을 산신당은 원래 마을 한 가운데 숲 속에 있었으나 1950년대 마을 규모가 넓어지면서 원래 산신당 자리는 집이 들어서고, 산신당을 마을 남쪽 현재 자리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산신당은 마을 남쪽, 북향으로 향한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밤 8시 반 산신제 제관은 으뜸 제관 집에 모여서 다시 한 번 각각의 역할 분담과 준비물을 확인하고 산신당으로 향했습니다. 마을에서 산신당까지는 비교적 먼 거리는 아니지만 준비물들이 있기 때문에 작은 트럭을 이용하였습니다.
가미하다 마을은 현재 40 세대가 살고 있는데 산신제 제관은 여섯 명을 뽑아서 산신제를 지냅니다. 세 명은 연장자이고 나머지 세 명은 비교적 젊은 세대입니다. 두 세대를 나누어서 젊은 세대가 산신제 진행과 준비물 등을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