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록산의 정상
임해용
높이와 넓이 풍경, 완벽에 가까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큰사슴이오름이 세삼 사랑스럽다. 대록산은 오름 중에서도 큰편이라 가까이 서서는 크기가 한눈에 안 들어온다.
대록산을 단독으로 탐방하려면 정석항공관이라는 곳의 주차장에 차를 두고 탐방로를 따라 다녀오면 되는데, 이렇게 갑마장길로 오면 가시리 방향쪽 사면으로 접근하게 된다. 능선과 나무가 막아주어서인지 바람도 잦아들고 고요하기만하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니 분화구를 한바퀴 도는 길 중간에 이상한 것이 있다. 푸른잎이 유난히 많이 나 있는 구덩이 같은 곳에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다가가 보니 자연동굴이다.
입구에 접근도 하기 전에 직감적으로 따뜻한 수증기일 것을 알 수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컴컴한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수증기가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거의 한증막 수준의 따뜻함이다.
동굴 벽에는 사우나실처럼 물방울이 맺혀 흐르고 있다. 둥굴 내부 온도도 15도는 넘는 듯하다. 참 신기하기만 하다. 호젓한 오솔길을 거쳐 정상을 지나 북쪽 사면으로 넘어오니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에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