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은 좌초 입니다지난 13일 인천의 알파잠수함(대표 이종인) 초대 만찬에서 선물받은 천안함 사건의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이 선물한 책 한 권.
장유근
세상은 참 답답하다. 아니 대한민국은 참 어둡고 음습한 곳이었다. 오만가지 협잡꾼들이 비틀고 뒤집기를 반복해 만든 거짓은 그나마 한 검사의 조사과정에서 신 선생의 속을 후련하게 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이 사건을 기소해야 하는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예컨데 검찰의 조사과정에서부터 사실이 왜곡되거나 은폐되는 등의 과정이 연출되었드라면, 신 선생의 노력은 그나마 헛수고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정권교체에 실패하고 정권교대가 이루어진 현재, 이 사건의 진실을 널리 알리지는 못할망정 사건의 실체 만큼은 고스란히 남게 된 데 기여한 사건이, 신 선생이 최 검사를 만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속고 속이는 세상에서 진실 내지 사실의 실마리 하나 만 챙긴 것도 큰 수확이라는 것.
하지만 신 선생이 쓴 책 <천안함은 좌초입니다!>는 단순히 천안함 사건의 진실찾기가 아니라 천안함의 침몰원인이 '좌초'라는 걸 명명백백하게 밝혀놓은 책이다. 천안함 사건의 침몰원인이 '폭침'으로 알고있던 지독한 보수주의자도, 어느날 당신의 아내로부터 이 책 한 권을 권유받고 일독한 직후 '천안함은 좌초'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우리사회가 만든 일그러진 자화상의 또 다른 한 모습일 것.
필자는 지난 19일 이후부터 사람들이 말하는 '멘붕'을 겪고 있다. 주위 사람들을 보니 같은 이유를 겪고 있었다. 그들이 투표한 유권자의 48% 전부는 아니겠지만, 적지않은 분들이 가치가 전도된 세상에 살고있는 셈이다. 독재자의 딸은 여전히 천안함의 침몰원인이 '좌초'가 아니라 '폭침'이라 말하고 있었으므로, 최소한 48%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폭침까지 인정하는 꼴로 변한 것.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따라서 예전에 느끼지 못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사람을 좋아하던 필자가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워진 것.지하철을 타면 정겹던 이웃들의 모습 절반이 거짓을 진실로 묵인하고 방조한 사람들이라 생각하니, 이웃끼리도 서먹해질 수 밖에 없는 참으로 암담하고 슬픈 세상이 된 것. 따라서 최소한 열흘 전 쯤부터는 두 번 다시 시사 관련 문제를 들여다 보고싶지않았다. 그러나 한 해를 정리하는 마당에 뒤돌아 보니 여전히 천안함의 진실을 알리는 의인이 서 있었다.
소돔과 고모라성이 멸망에 이르지 않은 건 한 의인 때문이었다는 건 다 아는 이야기.대한민국이 아직도 건재한 건 독재자의 딸이나 뼈속까지 친일.숭미라고 외치는 세력들 때문이 아니었다. 48%의 위대한 시민들이 건재했기 때문 아닌가. 오만가지 협잡꾼들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실을 지킨 한 의인과 '진실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건재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다시 그들과 함께 속고 속이는 세상이 아니라, 진실이 가치를 발하는 '사람사는 세상'을 보고싶은 것.
빛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 어설픈 보수는 좀비를 만들지만 확실한 진보는 우리 사회를 책임지는 원동력이다. 천안함의 진실에 목마른 여러분들께 신 선생이 쓴 책 <천안함은 좌초 입니다!> 일독을 권한다. 대한민국이 한 국민에게 지어준 무거운 짐이 홀가분해 질 수 있도록 짐을 들어주었으면 싶은 것.새벽은 더디 오는 것 같지만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새벽은 일찍 찾아온다.
우리 일행을 초대해 준 알파잠수함 이종인 대표와 천안함의 진실을 만천하에 공표해 온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는 물론 민변 변호사님들과 천안함의 진실을 묵묵히 지지해 오신 시민들께 깊은 감사드린다.힘내시기 바라며 부디 새해에는 가족건강과 소원성취하시는 놀라운 '기적의 한 해'가 되시기 바란다. 아울러 진실이 거짓의 실체를 밝히는 당연한 순리가 찾아올 것임을 굳게 믿는다. 그게 상식적인 사회의 본 모습 아닌가. 멘붕의 힐링은 진실을 지키는 것.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