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사원 왓 씨앙통. 곳곳에서 오래 되거나 새로 지어진 사원들을 만날 수 있다.
류소연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라오스 북부를 일주하다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을 만나러 가듯, 첫 배낭여행의 두근두근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안고 비엔티안국제공항에 내리는 나를 맞이한 것은 쏟아지는 비였다. 좀 무안해졌으나, 그 비는 나를 반겨 주는 것이었나 보다. 여행은 순조로웠고, 우기 철에 방문했음에도 중요한 때에 비를 만난 적은 거의 없었다.
수도 비엔티안부터 시작해서, 옛 왕조의 수도인 고도 루앙프라방, 구름에 뒤덮인 시골마을인 농키아우, 농키아우에서 보트를 타야 들어갈 수 있는 꼭꼭 숨겨진 예쁜 마을 므앙응오이느아, 라오스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거주지가 되어 가는 우돔싸이, 북라오스의 거점인 루앙남타까지를 돌아보았다. 15일 동안 산악지대인 라오스 북부를 한 바퀴 돈 셈이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버스나 미니밴으로 이동할 때에는, 분명히 포장도로이고 굴곡이 없어 보이는데도 차가 덜컹거리는 이상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차가 덜컹거려서 머리가 차 천장에 닿을 정도로 튀어올라 '아오!' 하고 아픈 비명을 질러야했다. 그런 나를 보면서 미니밴 안의 현지인들은 재미있다는 듯 소리없이 웃기만 했다. 아무리 익숙하다고 해도, 그들은 아프지 않은 걸까.
동화속 나비가 날고 차가 다니지 않는 곳, 므앙응오이느아여행 중 둘러본 곳들 중 가장 시골마을인 므앙응오이느아는, 농키아우에서 보트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몇 년 전부터 관광이 이 곳 사람들의 주된 수입원이 되었지만 그 전까지는 이들은 강에 의존한 생활을 했다. 공해가 없으면 그렇게 많은 나비가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그곳에서 처음 알았다. 여러 크기의 갖가지 색깔의 나비가 날고, 오리떼가 줄지어 동네를 행진하고 있었다. 나는 사실 나비를 무서워한다. 일종의 나비공포증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 와서 너무 많은 나비들을 접하다 보니 오히려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