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풍경과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미니벨로 자전거.
김종성
수년 전 자전거에 푹 빠진 지인으로부터 작은 바퀴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한 '미니벨로' 자전거를 알게 돼 나도 그처럼 '자출'(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작은 몸체에 <트랜스포머>처럼 착착 접히고 펴지며 따로 자전거 복장을 갖추지 않아도 부담이 없고, 접이식이라 보관도 쉬웠다. 여러 장점이 많은 폴딩 미니벨로 바이크(접이식 미니 자전거)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내 인터넷 프로필이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 되기에 이르렀다.
날이 화창한 요즘, 이 작은 금속말과 함께 집과 사무실을 나선다. 일반 자전거에 비해 바퀴가 작아서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길섶에 피어난 색색의 꽃들과 강변 자전거 도로의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특히 괜히 몸이 찌뿌드하고 기분 꿀꿀한 월요일의 출근길을 기운나게 해준다. 야근이나 약속이 있는 퇴근길에도 유용하다. 접이식 자전거이니 전철을 이용해도 된다.
무엇보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풍경과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기 좋다. 큰 부리로 막 물고기를 낚아챈 하천변의 왜가리, 귀여운 애완동물을 자전거에 태우고 달리는 아저씨, 도로변을 달리다가 삐끗해 쓰러진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워주는 착한 학생들···. 자전거 탄 채 멈추어 서서 카메라에 담아낸 찰나의 순간들은 소중하고 귀한 나만의 '자출 다큐멘터리'가 된다.
[여름] 바람소리를 즐기며 로드 바이크 자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