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의 독단적 인사행정 바로잡아 달라"

인천 연수구 ㄱ중학교 교사, 시교육청에 고충심사 청구

등록 2012.12.26 09:15수정 2012.12.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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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 교사가 "교장이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인사 행정과 학교 운영으로 교사들의 교육 활동 의지를 꺾고,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하는 데 많은 고충이 있다"며 인천시교육청에 고충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구 ㄱ중학교 ㄴ교사는 지난 18일 시교육청 교원정책과에 고충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청구한 내용을 보면, 이 학교 교장은 교장 발령 이후 인사철인 11월만 되면 "나와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은 같이 근무할 수 없으니 이 학교를 떠나라"는 발언으로 교사들을 압박했다.

때문에 교장이 부임한 해에 근무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많은 교사가 학교를 옮겼으며, 교장은 지난해 인사철에 전체 교직원회의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ㄴ교사와 동료인 ㄷ교사를 교장실로 불러 다른 학교로 내신(=전근 신청)을 낼 것을 종용했다.

또한 교장은 "인사권은 내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협의해도 다 필요 없다", "나는 내 마음대로 하려고 교장이 됐다. 내년부터는 교사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겠다"라고 말하며 학교교육과정운영위원회, 교과부장협의회, 교과협의회의 의견을 모두 무시했다.

교장은 '2013년도 교원 수급을 위한 협의회'에서는 사전 논의 없이 자연 감소할 과목과 자연 증가할 과목을 미리 배정한 상태에서 수학과 영어 중 한 교과에서 교사 1명을 줄이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후 교장은 수학과목 교사 1명을 줄이겠다며 한시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받겠다고 통보했다. 기간제 교사는 이미 내정돼 있었다.

ㄴ교사는 "인천시 중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보면, 학교 교육과정은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편성·운영해야 한다고 돼 있고, 학교교육과정위원회는 교원·교육과정 전문가·학부모 등을 참여시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문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한 뒤 "하지만 교육과정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열렸고, 모든 교원이 참여하는 절차와 과정은 생략되고 각종 위원회에서 협의한 내용이 매번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장은 내년도에 교무부장을 시킬 교사가 없어 기술·가정교과 교사를 초빙교원으로 받으려고 1명을 증원했다고 하는데, 이는 특정인을 이미 내정한 상태에서 받으려는 것"이라며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내가 원하는 교원들은 이미 다른 학교에서 벌써 다 초빙을 약속해서 이 사람도 겨우 구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는 '학교장·교사 초빙제 운영 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시교육청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교원 인사 행정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바로 잡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장은 21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아직 인사와 관련된 회의가 끝나지 않았는데 강제로 학교를 떠나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며 "인사와 관련해서는 12월 28일께 결정될 것이다. 전체회의에서 인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교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교원정책과 담당 팀장은 "교장에 대한 고충심사청구서를 접수해 고충심사위원회를 열 것인가를 담당자가 검토 중"이라며 "고충심사의 경우 청구인이 명확하게 인사와 관련한 불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청구인에게 자료 보완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조우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올해 인천 교육계에 파장을 일으킨 여교사 투서 사건과 맥을 같이하는 사안으로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도 교장이 권한을 남용해 특정 교사를 다른 학교로 쫓아내려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며 "교사가 5년을 주기로 학교를 옮기는 전보제도와 초빙교사제도가 현실에서 어떻게 인사 파행을 만드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교육청은 정확하게 조사해 교장이 자신에게 비협조적인 특정 교사를 쫓아내기 위해 비정기 전보(=사실상 강제 전보) 조건을 임의로 해석하거나 초빙교사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고충심사 #인천시교육청 #연수구 #중학교 #전교조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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