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된 개그콘스트는 박근혜 당선자에 대한 소신발언을 가감없이 내보냈다. '용감한 녀석들' 정태호씨(위)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 학생, 기업들을 위한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고 했고, 최효종씨는 '갑을컴퍼니'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제발 국민 갑갑하게 하지말고 국민 모두 갑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개그콘서트
최효종씨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제발 국민 갑갑하게 하지 말고 국민 모두 갑으로 만들어달라"고도 했습니다.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 출연한 정태호씨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마디 하겠다, 서민들을 위한 정책, 학생·기업들을 위한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고 서신 발언에 동참했습니다.
이어 정태호씨는 "하지만 한 가지는 절대 하지 말아라, 코미디다, 코미디는 하지 말아라, 우리가 할 게 없다, 왜 이렇게 웃기냐, 국민 웃기는 건 내가 하겠다"며 "나랏일에만 신경 써라, 진짜 웃기고 싶으면 개콘에 나와서 웃겨라"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두환 독재정권 당시에도 정치 풍자는 많았습니다. 전두환 군사정권이 서슬 퍼렇게 살아있던 시절 '유머 1번지'의 <탱자가라사대>와 <회장님 우리 회장님>은 전두환 정권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탱자가라사대> <회장님 우리 회장님>은 억눌려 있던 시민들 마음을 한 순간 터트리는 쾌거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정권 때가 정치 풍자 황금기였다는 것은 참 역설적이지만 말입니다.
고 김형곤씨가 "잘 돼야 될 텐데" "잘 될 턱이 있나"라고 하면 사람들은 배꼽을 잡았고, 그 대상이 누구인지도 알았습니다. 머리 분장까지 '대머리'였고 '턱'을 쳤습니다. 또한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서 고 양종철씨가 "밥 먹고 합시다"라고 하면 회장은 "저거 처남만 아니면 잘라야 할 텐데"라며 재벌 족벌 체제까지 비판했습니다.
풍자 없는 개그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그 풍자는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고 박해하는 세태를 몇 마디 말과 행동으로 낱낱이 밝혀냈습니다. 특히 정치인 풍자는 시민들이 직접 권력을 비판하지 못할 때 빛을 발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정치 풍자는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23일 개그맨들이 박근혜 당선인을 향해 소신 발언을 한 게 향후 정치 풍자의 부활로 연결될지 모르겠지만, 분명 이명박 정권 때와는 다른 정치 풍자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충분했습니다.
소신 발언 맹비난하는 누리꾼들 "관련자 하차하라"개콘에서의 소신 발언이 알려지자 개콘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태호 힘내라! 개그콘서트 힘내라!" "개콘 잘했다. 기죽지 마라" 등의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최효종씨와 정태호씨, 그리고 담당 서수민 PD를 비난하는 글 역시 이어졌습니다.
"너희들의 좌빨식 선동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망하는 것."(garlic*****)"자신의 정치성향이 틀키면 항상 중립이라고 운운하는데 좌파든 우파든 공정하면 이런 글 쓰지도 않습니다. 서수민 PD 교체 부탁드립니다."(darks*****)"당선자와 지지자들을 조롱한 것 이상의 뭐가 있나요? 민통당을 한 번이라도 공격한 적이 있습니까?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이 개인의 정치적 표현에 이용한 것을 반성을 못하네요... 시청자의 비판이 테러라고요? 다수가 꾸짖으면 테러 되나요?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정태호씨 서수민씨 하차하세요."(uhj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