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교수의 프리허그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표 교수가 제시한 '사인 조건'인 <한겨레> 22일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주빈
포항 출신의 한 반공주의자가 '80년 5월'의 현장인 광주 충장로를 찾았다. 경찰 출신에 아직까진 경찰대 교수인 그가 광주 충장로 한복판에서 시위 때나 쓰던 확성기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5년 동안 불리지 못한, 나아가 앞으로 5년간 또 불리지 못할 수도 있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반공주의자를 보기 위해 광주 시민은 충장로 바닥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그 노래를 합창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가 대선 후 '프리허그'를 위해 22일 광주를 찾았다. 지난 20일 서울에서의 프리허그 이후 첫 나들이 지역으로 광주를 택한 것이다. 그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22일 투표율 1위 광주 갑니다. 민주화 성지 광주,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표 교수는 이날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전국 최고의 투표율을 보인 광주, 이번 선거의 유일한 승자라고 생각한다"며 "광주와 광주 시민들을 존경하고 거기에 감사를 표하러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래 하나 부르죠. 님을 위한 행진곡 아시나요"라며 "목이 터져라, 가슴이 찢어져라, 모든 한과 슬픔, 실패에 대한 절망감 이런 거 모두 한꺼번에 날려 버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불러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시민들의 합창을 유도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3000여 명의 시민은 표 교수를 따라 님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했다.
표 교수는 대선 정국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논란이 일자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경찰대 교수직 사직서를 낸 바 있다. 또한 국정원 논란과 관련해 권영진 당시 박근혜 캠프 전략조정단장과의 TV 토론을 벌여 지금껏 이슈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