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22일 오후 동대구역 무료급식소에서 열렸다.
조정훈
"젊은 나이에 신체적인 제한으로 고통스럽게 생을 마친 것이 안쓰럽네요. 살아계실 때 좀 더 따스한 말과 손길 건네지 못해 미안합니다. 저승에선 외로워말고 평온하게 계시길 기원합니다.""살아계실 때 가족 이야기에 눈물 흘리며 괴로워했던 모습 다 털어놓으시고 그곳에서는 식사라도 마음껏 하시면서 질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모두의 관심과 사랑 받으며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대구쪽방상담소와 시민단체들은 22일 오후 동대구역 밑 무료급식소 앞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쓸쓸히 죽어간 20여 명의 노숙인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행사를 열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시민단체와 노숙인 등 50여 명이 참가해다. 이들은 "우리는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며 "다음 생에서는 더 낳은 삶을 사시라"는 내용으로 이름도 없이 죽어간 고인들의 위패를 모시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 소장은 "오늘 이 추모제를 통해 우리가 아파하고 무거울수만은 없다"며 "아프지 말고 먹을 것 먹고 입을 것 입으면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날이 오도록 희망을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장 소장은 "몸이 아프거나 나이가 많아 일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일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다"며 "돈을 벌고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쓸쓸하게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들을 곁에서 지켜주기 위한 자발적 모임인 '희망회'의 한 회원은 "우리 노숙인들은 태어날 때는 축복을 받고 이름을 갖고 나지만 돌아가시면 행려, 병자, OOO 등 이름이 없다"고 말하고 "저승에서는 부디 먹을 것, 입을 것, 잠자리 등 걱정없는 곳에 게시라"고 추모했다.
대구쪽방상담소가 파악한 2012년 대구에서의 노숙인 사망자는 20여 명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행려환자 사망자 중 가족 등 연고자들을 찾지 못하거나 찾더라도 가족들이 인계를 거부하는 경우에만 무연고사망자로 처리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인계된 경우 등을 포함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빈곤의 극단적 행태, 정부가 나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