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처녀 제주착륙기'를 연재 중인 조남희 시민기자
조남희
- 조남희 시민기자를 처음 본 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서울이 고향이고,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다 금년 여름 제주도로 이주해온 33세 처자입니다. '서울처녀 제주착륙기' 기사를 통해 제주살이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 안녕하우꽈~(제주말로 '안녕하세요') 제주도 하면, 사투리가 먼저 떠오른다.^^ 기사에도 마을분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이 담겨있던데… 제주말은 많이 느셨나?"말을 하라고 하면 부끄러워서 잘 못하겠는데, 알아듣는 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보다 나아진 것 같다. 도민들 만날 때마다 제주말을 듣게 되는 기회가 있으면 귀를 기울여 듣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현기영 소설 등 제주말이 많이 나오는 책을 통해서도 많이 배운다."
- 도시에서 직장생활 하던 때와 삶의 패턴 자체가 다를 것 같다. 하루 일과가 어떤지."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에 다니는 게 아니다보니 서울에서와는 많이 다르다. 요즘은 감귤농장에 감귤수확하러 다닌다. 다른 농사일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볼 생각이다. 아마 내년초부터는 출근을 할 것 같지만 그 전까지는 이렇게 지낼 것 같고, 직장 일을 하면서도 제주도에서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
일이 없는 날은 책을 읽거나 기삿거리를 생각하고 정리한다. 역사, 문화, 문학 등 제주도에 관한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그리고 관련된 곳을 직접 가본다."
- 제주도 정착을 결심했을 때 여자 혼자 위험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모님이 반대하지는 않으셨나? 요즘은 뭐라고 하시나?"원래 좀 저지르고 보는 편이라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으시다. ㅋㅋ 초기에는 걱정이 많으셨는데 지금은 괜찮다. 제주도 남자를 만나 자리를 잡으라는 것이 내게 주신 숙제랄까. 최근에 서울 집에 들렀을 때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선거 얘기하면서 험악해질 뻔했다. 아, 최근에 SBS 제주 이민자들 관련 주제의 방송프로그램에 나온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좋아하셨다. 아마 그것도 좀 부모님께 먹힌 것 같다."
- 제주에 정착하는 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무언가?"솔직히 지금도 '정착'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기는 몇 년을 살아도 '정착'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우선 전혀 연고가 없으니 모든 것이 맨땅에 헤딩이다. 일자리 자체도 부족하고 관광과 서비스업종이 대부분이다. 수입도 육지에 비해 전반적으로 많이 낮은 수준이다. 마음이 가는, '땡기는' 일을 하려고 하다보니 쉽지 않다. 지출도 확 줄여야한다. 이제는 익숙해져가는 중이다."
- 그럼에도 '제주도 오길 정말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다면?"복잡하지 않고 시끄럽지 않아서 좋다. 제주의 자연은 치유의 힘이 있다. 오름을 오르고, 하늘과 바다를 볼 때마다 위로를 받는 것 같다. 항상 쫓기고 치여서 살던 때의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다. 제주도를 하나하나 알아갈 때도 그때마다 재밌고 즐겁다."
- 반대로 '연봉 5000만 원'을 포기하고 온 게 후회될 때는 없나?"가끔 외로울 때가 있다. 여기서도 알게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육지(서울)에 있는 얼굴들이 그립기도 하다. 과정이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주민들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각자 해소할 방법을 마련하고, 극복해가는 것 같다.
월급받던 날이 왜 그리울 때가 없겠는가. 그래도 다시 그 속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그때보다 적게 벌고 조금 외로워도 지금이 내 정신, 육체적 건강에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거다. 제주도 살면 모든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오진 않았다."
"제주도 알아가는 여행도 재미있어... '대방어'가 제철"